피고인의 최후진술과 변호인의 변론은 법정에서 별개의 발언 기회이며, 변호인은 폭넓은 변론의 자유를 갖지만 그 자유가 무제한은 아니다. 재판장은 소송지휘권으로 중복되거나 사건과 무관한 진술을 제한하고, 질서를 해치면 퇴정을 명하며, 도를 넘으면 법원조직법상 20일 이내 감치나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법정모욕죄와 변호사 징계는 감치와 별개의 절차인 만큼, 어떤 제재가 어느 주체의 권한인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최근 한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법정 질서를 어겼다는 이유로 감치되고, 이어 변호사 징계 절차까지 거론되면서 '법정에서 발언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변론은 변호인의 당연한 권리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도 선이 있다.
선이 어디에 그어져 있고, 넘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절차 순서대로 짚어 본다.

khezez | خزاز
우선 용어부터 구분해야 한다. 흔히 뭉뚱그리지만, 피고인의 최후진술과 변호인의 변론은 성격이 다른 발언이다.
형사소송법 제303조는 재판장이 검사의 의견을 들은 뒤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각각 최종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도록 정한다. 즉 변호인의 최종변론과 피고인 본인의 최후진술은 별개의 기회다. 재판은 보통 검사의 논고·구형, 변호인의 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 순서로 흘러가 결심에 이른다. 대법원은 이 최종 의견 기회를 주지 않고 심리를 끝낸 것은 소송절차의 법령 위반이라고 본다.
변론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법적 주장을 펴는 자리이고, 최후진술은 피고인이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직접 건네는 말이다. 역할이 다른 만큼 허용 범위를 보는 눈도 달라야 한다.
변호인은 의뢰인을 위해 폭넓게 변론할 자유를 갖는다. 불리한 정황을 다투고, 수사의 문제를 지적하고, 양형을 호소하는 것은 변론의 본령이다. 다소 공격적인 주장이라도 사건과 관련된 것이라면 쉽게 제한되지 않는다.
다만 자유가 무제한인 것은 아니다. 허위사실을 동원하거나, 재판부나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거나, 법정 질서 자체를 어지럽히는 발언은 변론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변론의 자유는 '사건을 위한 주장'을 두텁게 지키는 것이지, 발언의 형식과 태도까지 전부 면책해 주는 장치가 아니다.
법정의 진행을 책임지는 사람은 재판장이다. 형사소송법 제299조는 진술이 중복되거나 사건과 관계없을 때, 소송관계인의 본질적 권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판장이 이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소송지휘권이다.
여기서 한 단계 나아가면 법정경찰권이다. 법원조직법 제58조 제2항은 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에게 재판장이 입정 금지나 퇴정을 명할 수 있도록 한다. 발언을 제지하거나 자리에서 내보내는 것까지가 재판장의 권한 안에 있다.
제지로 끝나지 않을 때 따르는 제재는 여러 갈래다. 근거법과 주체, 성격이 제각각이라 구분이 필요하다.
| 제재 | 근거 | 주체 | 내용 |
|---|---|---|---|
| 발언 제한·퇴정 | 형소법 299조·법조법 58조 | 재판장 | 발언 제지, 퇴정 명령 |
| 감치·과태료 | 법원조직법 61조 | 법원 직권 | 20일 이내 감치, 100만원 이하 과태료 |
| 법정모욕죄 | 형법 138조 | 검사 기소 |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
| 변호사 징계 | 변호사법 90조 | 변협·법무부 | 견책·정직·제명, 과태료 |
감치와 과태료는 폭언·소란 등으로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현저히 훼손했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내린다. 두 가지를 함께 부과할 수도 있다. 형벌이 아니라 질서유지 수단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반면 법정모욕죄는 형벌이어서 검사의 기소를 거친 정식 재판으로 가린다. 변호사 징계는 또 다른 층위다. 법정 질서 위반이나 품위유지의무 위반이 문제 되면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자격과 직무에 대한 징계에 나선다. 같은 발언 하나가 감치, 형사처벌, 징계라는 서로 다른 절차에 동시에 걸릴 수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변론의 자유는 넓게 보장되지만, 그 자유는 사건을 다투기 위한 것이지 질서를 무너뜨릴 권리가 아니다. 선을 넘었는지 판단하고 1차로 대응하는 사람은 재판장이며, 그 뒤의 감치·형사처벌·변호사 징계는 주체와 절차가 다른 별개의 제재다. 변호인 발언 논란 보도를 볼 때도, 어떤 제재가 어느 단계에서 누구의 권한으로 이뤄지는지를 나눠 보면 상황이 훨씬 또렷하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