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법은 집단 가입 자체가 아니라 강요·이중당적·명의도용을 처벌하며, 강제입당은 2년 이하 징역, 이중당적은 1년 이하 징역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자발적으로 가입한 신도와 가입을 지시한 지도부의 책임은 서로 갈린다. 처벌 여부는 자유의사가 없었는지, 이중당적이나 명의도용이 있었는지 입증되느냐에 달려 있다.
특정 단체 신도 수만 명이 같은 정당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입자 개인이 처벌받지는 않는다. 정당법은 '집단 가입'이라는 겉모습 자체를 금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이 자유의사로 입당 원서를 낸 이상, 그 계기가 종교 지도부의 권유였다 해도 가입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자유의사 없이 강요당했거나, 한 사람이 두 정당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거나, 본인 모르게 명의가 도용된 경우다. 신천지 신도의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집단 가입 의혹을 들여다본 검·경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가 파고든 것도 바로 이 세 갈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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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강제입당이다. 정당법 제42조 1항은 본인의 승낙 없이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받지 않는다고 정한다. 이를 어기고 가입·탈당을 강요한 사람은 제55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처벌 대상은 '강요한 자'이지 강요당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둘째는 이중당적이다. 같은 조 2항은 누구도 둘 이상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이때는 강요한 사람이 아니라 두 곳에 당적을 둔 당사자가 처벌 대상이 된다.
셋째는 명의도용이다. 본인 동의 없이 남의 이름으로 입당 원서를 꾸미면 정당법을 넘어 업무방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합수본이 이만희 총회장 등을 정당법 위반과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개인 가입자와 이를 조직한 지도부의 위치는 다르다. 자발적으로 가입한 신도는 이중당적만 아니라면 형사 책임을 지기 어렵다. 반면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 가입을 지시하고 독려한 간부는, 그 지시가 '강요' 수준이었는지 또는 명의를 도용했는지에 따라 강제입당죄나 업무방해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과천·고양·가평·인천 등지의 시설 용도변경 같은 인허가 민원을 풀기 위해 신도들을 정당에 가입시킨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뚜렷한 목적과 조직적 동원이 확인되면, 단순 권유는 처벌 가능한 강요나 업무방해로 성격이 바뀐다.
관건은 자유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의 입증이다. 가입자들이 "지시를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진술하더라도, 물리적·경제적 강제가 없었다면 강제입당죄를 세우기는 만만치 않다. 실제로 합수본은 민주당 가입 독려 진술을 확보하고도 총회 차원의 조직적 강요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판단을 유보한 대목이 있었다.
정리하면 이런 사건에서 처벌 여부를 가르는 조건은 세 가지로 좁혀진다.
셋 중 어느 것도 명확히 입증되지 않으면, 집단 가입이라는 외형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 현행법의 구조다.
한 가지 덧붙이면, 국회에는 강제입당 벌금을 2천만 원 이하로 올리고 이중당적자가 당내 경선에 참여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다만 아직 통과 전이어서, 이번 사건에는 현행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