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다치게 한 운전자는 보도 침범(12대 중과실)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수사를 받으며, 보행자가 사망하면 혐의는 더 무거워진다. 보도 침범과 사망 사고는 종합보험이나 합의로 처벌을 면하는 특례에서 빠지기 때문에 '보험 들었으니 끝'이라는 통념이 통하지 않는다. 급발진 주장에서는 과실 입증과 EDR이 쟁점이 되므로, 합의 전에 그 합의가 민사 배상인지 형사 처벌불원까지 포함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가 인도로 올라와 보행자를 치면, 운전자는 보통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수사를 받는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핵심은 '보도(인도) 침범'이 교특법상 12대 중과실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과 같은 급의 중대한 과실로 본다는 뜻이다.
운전자가 음주나 약물 상태였다면 혐의는 더 무거워진다.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고를 냈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적용될 수 있고,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다. 드물지만 운전자가 고의로 인도에 돌진한 정황이 있다면, 교통사고가 아니라 살인·상해 등 별개의 혐의로 다뤄진다.

Katherine Mihailova
교통사고 중에는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면 재판에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하지 못하는 '반의사불벌' 특례와, 보험 가입 시 공소를 제한하는 특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도 돌진 사고는 두 가지 이유로 이 특례에서 벗어난다. 먼저 보도 침범은 12대 중과실이라, 합의하거나 보험에 들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또 보행자가 사망한 사고는 그 자체로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보행자가 숨졌다면 보험·합의와 무관하게 형사 절차가 진행된다는 뜻이다.
합의가 의미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합의는 처벌을 없애지는 못해도 형량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양형 사유로 작용한다. 다만 '합의하면 사건이 끝난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인도 돌진 사고에서는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다툼은 '과실이 있었는가'로 좁혀진다.
형사재판에서 운전자의 과실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 운전자가 자기 결백을 완벽히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과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가 날 수 있다. 실제로 급발진이 의심된 사고에서 형사재판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다. 반면 민사에서 제조사 결함으로 급발진을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증거의 중심에는 사고기록장치(EDR)가 있다. EDR에는 사고 전후 몇 초간의 속도, 브레이크·가속페달 작동 여부가 기록된다. 다만 기록 시간이 충돌 전 5초 안팎으로 짧고, 그 신뢰성을 두고 유족과 제조사의 다툼이 반복돼 왔다. 최근에는 페달 조작을 직접 촬영하는 '페달 블랙박스'가 핵심 증거로 주목받는다.
피해자 가족이라면 민사 보상(보험)과 형사 처벌이 별개 절차라는 점을 먼저 기억하는 게 좋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다.
구체적인 혐의와 형량은 사고 경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수사가 시작됐다면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교통사고를 다루는 변호사의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