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중학생의 강제전학 처분을 취소했고 교육청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피해 학생이 이미 전학해 분리가 끝난 만큼 추가 전학은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본 판단으로, 성범죄 책임 자체를 가볍게 본 것은 아니다. 학폭 처분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 180일, 행정소송 90일이라는 기한과 집행정지 절차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인천지법 행정2부는 한 중학생에게 내려진 강제전학 처분을 취소했다. 교육청이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언뜻 "성범죄를 저질렀는데 전학이 취소됐다"고 읽히지만, 법원이 판단한 대상은 학교폭력 조치의 수위였을 뿐 형사·소년보호 책임은 별개다. 이 가해 학생은 이미 소년법상 보호처분으로 수강명령과 사회봉사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해 학생은 피해 여중생과 동의 아래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이후 친구 3명에게 무단으로 보여줬다. 영상 유포는 촬영 동의와 전혀 다른 문제다.

Zachary Caraway
처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내린 조치는 출석정지 10일과 특별교육 5시간으로 비교적 가벼웠다. 피해자 측이 가중을 요청했고,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를 강제전학으로 올렸다. 영상이 다수에게 퍼졌고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는 이유였다.
법원은 결론을 다시 뒤집었다. 핵심 논리는 비례원칙이다. 피해 학생이 이미 다른 학교로 전학해 두 학생의 분리가 끝난 상태라, 가해 학생을 또 전학시켜도 추가 피해를 막는 효과가 없다고 봤다. 여기에 양측 합의가 이뤄진 점을 더해, 강제전학은 '가장 덜 침해적인 수단'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처분으로 얻는 공익보다 학생이 받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이 판결이 말하는 것은 성범죄 처분이 가볍다는 게 아니라, 처분에도 '목적에 맞는 수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법원이 학폭 처분을 취소하는 전형적인 상황은 대체로 겹친다.
이번 사건은 첫 번째와 두 번째에 해당한다. 반대로 분리가 안 됐거나 재발 우려가 남아 있으면 같은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판결을 "성범죄여도 전학은 안 된다"로 일반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학교폭력 조치는 1호부터 9호까지 있고, 강제전학은 8호, 퇴학은 9호다. 2020년 3월부터 재심 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에, 처분에 불복하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퉈야 한다.
기한이 짧다는 점이 중요하다. 행정심판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80일, 행정소송은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가해·피해 어느 쪽이든 결과에 불복해 다툴 수 있다.
전학이나 출석정지는 당장 학교생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본안 다툼과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 처분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방법도 있다. 다만 집행정지나 조치 변경을 결정할 때 법원과 심의위는 피해 학생과 보호자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이번 판결은 참고할 점이 있다. 가해 학생과의 물리적 분리가 최우선 관심사라면, 처분 수위를 무겁게 올리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분리 조치가 실제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처분이 무거울수록 소송에서 뒤집힐 여지도 커지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절차와 기한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불복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