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40대 중학교 교사가 제자 여중생을 20여 차례 간음·추행한 사건에서, 검찰이 경찰의 '동의한 관계' 판단을 뒤집고 위력에 의한 범행으로 보아 구속기소했다. 미성년자 성범죄는 겉으로 동의가 있어 보여도 나이와 지위 관계 때문에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죄명이 의제강간에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바뀌며 법정형이 5년 이상~무기징역으로 무거워졌고, 피고인은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는다.
같은 사건을 두고 수사기관의 판단이 갈렸다. 전북의 한 중학교 40대 교사가 제자인 여중생을 상대로 최근 2개월간 자택 등에서 20여 차례 간음·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이다.
경찰은 처음에 두 사람 사이를 '동의한 관계'로 보고, 상대적으로 형이 가벼운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넘겼다. 하지만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보완 수사에서 위력에 의한 범행과 추가 범죄를 확인하고 죄명을 바꿨다.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교사를 구속기소하면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 범행 횟수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이 중대하다"고 밝혔다. 결국 '동의가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동의가 어떤 관계 속에서 나온 것이냐'가 판단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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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유는 나이다. 형법과 관련 법은 일정 연령 미만인 사람은 성적 자기결정에 대한 유효한 동의를 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른바 미성년자의제강간이다.
기준은 두 단계로 나뉜다. 상대가 13세 미만이면 행위자의 나이나 상대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간음·추행 사실만으로 죄가 성립한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추행했을 때 처벌 대상이 된다. 나이 차가 크지 않은 또래 사이에는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이 16세 미만 규정은 2020년 형법 개정으로 신설돼, 미성년자의 성적 보호 연령이 사실상 16세까지 넓어졌다. 즉 이 연령대에서는 "서로 좋아서 한 일"이라는 주장 자체가 법적으로 효력을 갖기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관계다.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다. 지위나 권력을 이용해 피해자가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면, 겉으로 저항이 없었더라도 자유로운 동의로 보지 않는 것이다.
교사와 제자는 이 위력 관계의 전형이다. 평가와 생활지도, 학교 안 위계가 얹혀 있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동의한 관계'라는 초기 판단을 뒤집을 수 있었던 것도, 교사라는 지위가 학생에게 사실상의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이런 위력에 의한 간음을 강간과 같은 무게로 처벌한다.
죄명 변경은 단순한 서류상 문제가 아니다. 적용 법조가 바뀌면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달라진다.
| 적용 죄명 | 법정형(간음 기준) |
|---|---|
| 미성년자의제강간(13~16세) | 3년 이상 유기징역 |
|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위력 간음) | 무기 또는 5년 이상 |
앞으로의 절차는 이렇다. 구속기소는 피고인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긴다는 뜻이다. 이후 1심 법원에서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을 거쳐 유무죄와 형이 정해진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공개, 취업제한 같은 부수 처분이 뒤따를 수 있다.
정리하면, 미성년자가 관련된 사건에서 '동의했다'는 주장은 두 가지 벽에 부딪힌다. 나이 때문에 애초에 유효한 동의로 인정되지 않고, 교사·보호자처럼 지위 차가 있는 관계라면 그 동의마저 위력에 의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