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사건이 끝나도 디지털 증거·압수물·수사기록은 종류별로 보관과 폐기 규칙이 달라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무관한 전자정보는 삭제·폐기되고 기기는 환부되지만, 사건기록은 공소시효 완성 때까지 남는 등 보존기간이 제각각이다. 후속 소송을 생각한다면 삭제 전에 압수목록·확인서·결정서 등 사본을 열람·복사로 미리 확보해야 한다.
형사 사건이 종결돼도 수사기관이 가진 증거와 기록이 한꺼번에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증거, 압수한 기기, 수사기록, 수사경력자료는 각각 보관과 폐기 규칙이 다르다. 그래서 '언제, 무엇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종류별로 알아두면 필요한 자료를 지워지기 전에 확보할 수 있다.
핵심은 세 가지다. 무관한 전자정보는 비교적 빨리 지워진다는 것, 사건기록 자체는 상당 기간 남는다는 것, 그리고 당사자에게는 열람·복사·확인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Photo by Yoga Sukma 🇮🇩 on Unsplash
휴대전화나 저장매체를 압수해 포렌식을 하더라도, 수사기관은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 복제·출력하는 것이 원칙이다. 탐색과 복제가 끝나면 상세한 압수목록을 교부해야 하고, 그 목록에서 빠진 전자정보는 지체 없이 삭제·폐기하거나 반환해야 한다. 이때 '삭제·폐기 또는 반환확인서'를 작성해 당사자에게 주도록 돼 있다.
압수한 기기 자체는 사건이 종결되면 돌려받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항소나 상고 같은 절차가 남아 있으면 그때까지 보관될 수 있다. 당사자는 압수물 환부·가환부를 신청할 수 있고, 삭제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서를 요청하거나 압수목록과 해시값 같은 무결성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증거물과 달리 '기록'은 오래 보존된다. 종류별 기준이 다르다.
| 구분 | 무엇 | 언제까지 보존 |
|---|---|---|
| 불기소 사건기록 | 혐의없음 등으로 끝난 사건 서류 | 공소시효 완성 때까지(시효 2년 이하는 3년, 중대 사건은 준영구) |
| 재판확정 기록 | 판결이 확정된 사건 서류 | 형의 시효 완성 때까지(구류·과료는 3년) |
| 수사경력자료 | 개인의 수사 이력 정보 | 법정형에 따른 기간 뒤 삭제(예: 장기 2년 미만 죄는 불기소 5년) |
여기서 사건기록은 '서류'이고, 수사경력자료는 '개인의 이력'이라는 점이 다르다. 사건기록은 공소시효가 길면 오래 남지만, 수사경력자료는 불기소·불송치로 끝나면 정해진 기간이 지난 뒤 삭제된다.
내 사건의 기록은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신청해야 한다.
신청이 늘 전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나 재판에 지장을 주거나 관련자의 사생활·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으면 일부가 제한될 수 있다. 그래서 거부에 대비해 신청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낫다.
민사 손해배상 등 후속 소송을 염두에 둔다면, 증거와 기록이 폐기·삭제되기 전에 아래를 확보해두는 것이 현실적이다.
특히 디지털 증거는 무관정보가 빠르게 삭제될 수 있어, 아직 사건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때 목록과 확인서부터 받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보존기간이 길다고 안심하기보다, 내게 필요한 자료가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