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은 사망한 사람에 대해서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고,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것은 처벌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사람과 달리 고인에 대한 글은 공익성 입증 이전에 '사실이냐 허위냐'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1차 기준이 된다. 그래서 SNS에 고인을 언급하기 전에는 적는 내용이 확인된 사실인지, 그리고 허위라면 유족이 고소할 수 있는 친고죄라는 점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고인을 두고 "그 사람은 이런 잘못을 했다"고 공개적으로 적었다면 처벌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라면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는 처벌되지 않는다. 형법은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허위의 사실'을 퍼뜨린 경우에만 죄를 묻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사람을 비판할 때와 기준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조문에 '허위의 사실'이라고 못 박혀 있어, 적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 죄는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공개된 SNS 게시물이나 댓글은 이 요건을 비교적 쉽게 채운다. 그래서 다툼의 핵심은 '공개적으로 말했는가'가 아니라 '그 말이 허위인가'로 모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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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사람은 사정이 다르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해도 2년 이하 징역·금고나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고, 제2항은 허위사실이면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을 더 무겁게 둔다.
| 구분 | 진실한 사실 적시 | 허위사실 적시 |
|---|---|---|
| 살아 있는 사람 | 처벌 대상(제307조 1항) | 가중 처벌(제307조 2항) |
| 사망한 사람 | 처벌 안 됨 | 처벌(제308조) |
고인에게는 '진실한 사실' 칸이 비어 있는 셈이다. 역사적 인물이나 공적 인물의 행적을 사실에 근거해 평가하는 글이 비교적 폭넓게 허용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생존자에 대한 사실적시에는 빠져나갈 길이 있다.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글을 쓴 주된 동기가 공익이면 부수적으로 사익이 섞여 있어도 공익성을 인정하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는 점은 글쓴이가 증명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 조항은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사실적시(제307조 1항)에 적용된다. 사자 명예훼손(제308조)은 처음부터 허위사실만 처벌하므로, 고인에 대해 진실을 말했다면 제310조의 공익성을 따질 것도 없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고인에 관한 글에서 승부처는 공익성 입증이 아니라 '내가 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는가'다.
사자 명예훼손은 친고죄다. 형법 제312조 제1항에 따라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고소권은 유족에게 있다. 유족이 문제 삼지 않으면 수사가 열리지 않지만, 거꾸로 허위 내용이라면 유족의 고소 한 건으로 형사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온라인 글이라고 해서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므로, 고인에 대한 글은 어느 플랫폼에 올렸든 형법 제308조로 다뤄진다.
SNS에 고인에 대한 글을 올리기 전이라면 아래를 확인해두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덧붙이자면, 고인에 대한 글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은 검증된 사실만 근거와 함께 적는 것이다. 처벌 기준이 허위 여부에 달려 있는 만큼,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사실처럼 단정하지 않는 습관 하나가 분쟁의 대부분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