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와 가족은 수사·재판·형집행 단계마다 진술, 배상 신청, 처분결과 통지 같은 권리를 법으로 보장받는다. 다만 상당수는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작동하고, 기한을 넘기면 되돌리기 어렵다. 불기소 항고 30일, 재정신청 10일, 배상명령 신청 시점 같은 기한은 사건 통지서에 찍힌 날짜를 기준으로 계산해 챙겨야 한다.

강력범죄 피해를 입으면 수사와 재판은 검사와 피고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 사이에서 피해자와 가족이 쓸 수 있는 권리는 적지 않지만, 대부분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진술할 기회, 배상받을 통로, 처분 결과를 통지받을 권리는 거의 전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작동한다.
더 중요한 건 기한이다. 신청 시점을 놓치면 같은 권리라도 되살리기 어렵다. 단계별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를 수사-재판-형집행 순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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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해 사실과 처벌 의사를 진술한다. 이 진술은 이후 기소와 양형의 바탕이 되므로, 사건 직후 기억이 선명할 때 구체적으로 남기는 편이 유리하다.
성폭력 피해자라면 변호사의 조력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는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이 형사절차에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사선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지정한다. 2012년 도입된 이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피고인을 돕는 국선변호인과는 완전히 다른 제도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와 아동학대 피해자도 대상에 포함된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제도 안내를 받으면 선임 의사를 밝혀 두는 것이 좋다.
재판이 시작되면 피해자는 법정에서 직접 말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94조의2에 따라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신청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해야 하고, 이때 피해 정도와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준다.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에서는 배우자와 직계친족, 형제자매도 신청할 수 있다.
증인석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방법이 있다. 형사소송규칙은 증인신문 대신 의견을 말하거나 서면 의견서를 내는 길을 열어 두었다. 다만 이런 진술은 양형 참고 자료일 뿐 유무죄를 가리는 증거로는 쓰이지 않는다. 수사·재판 기록도 피해자라고 전부 열람되는 건 아니어서, 필요한 서류의 범위를 특정해 신청해야 한다.
돈 문제는 세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형사 합의는 피고인에게서 받는 것으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는 양형에서 감경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민사 배상은 손해 자체를 메우는 것이어서, 합의했더라도 손해가 남았다면 별도로 다툴 수 있다.
둘 사이를 잇는 제도가 배상명령이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1981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형사재판을 맡은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치료비와 위자료 같은 배상까지 함께 명하도록 한다. 별도의 민사소송을 걸 필요가 없고 인지대도 들지 않으며, 확정되면 민사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그대로 강제집행할 수 있다. 신청은 1심 또는 2심의 변론이 끝나기 전까지 서면이나 법정에서 구두로 한다.
다만 모든 사건에 되는 건 아니다. 상해·폭행치사상, 일부 성범죄, 사기·절도 같은 재산범죄 등 법이 정한 범죄에 한하고, 피해액이 명확해야 한다. 배상 범위가 불분명하면 법원은 각하하고, 이 경우 피해자는 민사소송으로 가야 한다. 생명이나 신체에 피해를 입었는데 가해자가 잡히지 않거나 배상 능력이 없다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범죄피해구조금을 국가에 청구하는 길도 있다.
가해자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는 가만히 있으면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래 항목을 신청 단위로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30일과 10일은 통지서에 찍힌 날짜부터 센다. 기한이 빠듯한 만큼, 불기소나 항고기각 통지를 받으면 날짜부터 달력에 표시해 두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