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해킹으로 제3자가 무단 인출한 사고의 배상 책임을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에 지운다. 다만 이용자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책임이 넘어올 수 있고, 그 입증은 금융회사가 해야 한다. 피해를 발견하면 신고·지급정지·증거 보관을 먼저 하고, 책임 다툼이 남으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과 소송 중 무엇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계좌에서 모르는 이체가 나갔거나 카드가 쓰인 흔적을 봤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돈을 더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배상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이 초기 대응의 순서에서 상당 부분 갈린다.
신고가 늦으면 피해가 커질 뿐 아니라, 이용자가 사고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주장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빨리, 기록을 남기며'가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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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으로 제3자가 몰래 돈을 빼간 사고는 원칙적으로 금융회사가 배상한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접근매체가 위조·변조된 경우, 거래지시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경우, 그리고 침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접근매체가 이용된 경우의 손해를 금융회사가 지도록 정하고 있다. 2013년 개정으로 해킹에 의한 사고가 이 범위에 분명히 포함됐다.
여기서 구분할 것이 있다. 제3자가 이용자 몰래 빼간 경우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만, 이용자가 속아 스스로 송금한 보이스피싱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지급정지·환급 절차로 따로 움직인다. 같은 '돈이 빠져나간 일'이라도 경로가 다르면 적용 법이 다르다.
배상 원칙에는 예외가 있다. 사고에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고, 그 책임을 이용자가 진다는 약정을 미리 맺었다면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용자에게 넘어온다.
중과실로 인정되는 범위는 약관에 적힌 것으로 한정된다. 접근매체를 남에게 빌려주거나 양도한 경우, 제3자가 쉽게 악용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비밀번호·보안수단을 노출하거나 방치한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금융사의 추가 보안조치를 거부한 경우 등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정보를 모두 알려준 이용자에게 중대한 과실을 인정한 적이 있다.
중요한 점은 입증 책임이 금융회사에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나는 잘못이 없다'를 증명하는 게 아니라, 금융사가 '이용자에게 중과실이 있었다'를 증명해야 한다. 법원도 중과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그만큼 앞서 모아둔 증거가 이 다툼에서 무게를 갖는다.
책임을 두고 금융사와 입장이 갈리면 선택지는 두 갈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과 민사소송이다.
| 구분 | 금감원 분쟁조정 | 민사소송 |
|---|---|---|
| 신청 비용 | 없음 | 인지대·변호사 비용 |
| 처리 기간 | 법정 기한(합의 30일·조정 60일) | 심급마다 길어짐 |
| 결과의 힘 | 양측 수락 시 재판상 화해 효력 | 확정판결로 강제 |
분쟁조정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근거한다. 금감원장에게 신청하면 30일 안에 합의가 안 될 때 조정위원회에 회부되고, 회부 뒤 60일 안에 조정안이 나온다. 신청만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고, 청구액이 2천만 원 이하면 조정 중 금융사가 먼저 소송을 걸지 못한다.
실무적으로는 비용과 시간 부담이 작은 분쟁조정을 먼저 밟고, 조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액수가 크면 소송으로 가는 흐름이 현실적이다. 다만 조정안은 양측이 수락해야 효력이 생기므로, 금융사가 책임을 강하게 다투는 사안이라면 처음부터 소송을 염두에 두는 편이 빠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공통 전제는 같다. 신고 기록과 거래 증거가 남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