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저수가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 중 환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랐고, 경찰은 담당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의료사고 책임은 나쁜 결과 자체가 아니라 진정 관리와 설명의무 같은 '과정의 잘못'으로 갈리므로, 유족에게는 진료기록 확보가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 된다. 조정·형사·민사는 목적과 입증 기준이 다르니 함께 설계해야 하고, 시술을 앞둔 가족은 진정 감시 인력과 응급 대비를 미리 확인하는 게 낫다.

2026년 8월 3일, 저수가 광고를 보고 지방에서 올라온 60대 남성이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던 중 심정지로 숨졌다. 당일 치아 17개를 뽑고 임플란트 8개를 심는 일정이었고, 6번째를 심던 중 사고가 났다고 전해진다. 같은 치과를 둘러싸고 추가 사망과 과다 시술 논란이 이어졌고, 경찰은 최근 담당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송치'는 수사기관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넘겼다는 뜻이지, 과실이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인과 책임은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가려진다. 이 사건이 임플란트를 앞둔 가족과 의료사고 유족에게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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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책임은 환자가 숨졌다는 결과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핵심은 주의의무를 지켰는가다. 진정(수면) 마취가 들어간 시술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지점은 감시의무다. 진정을 시작한 순간부터 회복까지 활력징후를 끊김 없이 지켜봤는지, 시술하는 의사와 별도로 감시만 맡는 인력이 있었는지가 판단의 축이 된다. 산소포화도가 언제부터 떨어졌고 응급조치까지 몇 분이 걸렸는지를 분 단위로 따진다. 한 번에 많은 임플란트를 심는 압축 시술이 적절했는지도 쟁점이다.
설명·동의는 또 다른 축이다. 위험과 대체 방법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걸린 독립된 책임 문제다. 시술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워도, 설명이 빠졌다면 그에 대한 위자료를 따로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5다5867).
유족이 가장 먼저 할 일은 기록 확보다. 환자 본인과 유족은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진료기록 열람과 사본 발급을 청구할 수 있다. 챙겨야 할 것은 마취기록지, 간호기록, 산소포화도·심전도 모니터 출력, 투약 시각과 용량, 회복실 관찰 기록이다.
병원이 발급을 미루거나 위·변조가 우려되면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다. 수술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있다면 열람을 요청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유족의 CCTV 열람 요청을 병원이 거부해 논란이 됐다. 초기 기록 확보가 이후 모든 절차의 출발점이다.
소송에 앞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을 이용할 수 있다. 원래 조정은 병원이 응해야 시작되지만,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중증 장애에 이른 경우에는 병원 동의가 없어도 조정 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된다. 이른바 신해철법이다.
조정이 성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겨 분쟁이 비교적 빨리 마무리된다. 다만 병원이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어 조정이 늘 성립하지는 않는다.
조정이 안 되면 민사 손해배상 소송으로 간다. 유족이 과실과 손해의 개연성을 보이면 인과관계가 추정되고, 병원이 다른 원인을 증명해야 이를 뒤집는다(대법원 2022다219427). 소멸시효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사고가 있은 날부터 10년이다.
형사 고소는 과실이 중하고 결과가 중대할 때 업무상과실치사로 가능하다. 형사와 민사는 목적도 입증 기준도 다르다.
| 구분 | 형사 고소 | 민사 손해배상 |
|---|---|---|
| 목적 | 처벌 | 손해 배상 |
| 근거 | 형법 268조(업무상과실치사) | 계약 위반·불법행위 |
| 입증 | 과실을 더 엄격히 심사 | 개연성 보이면 인과관계 추정 |
형사 수사에서 나온 자료가 민사 입증에 쓰이기도 해, 두 절차를 함께 설계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형사에서 불기소돼도 민사에서 진다는 뜻은 아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기 전에 확인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특히 진정·수면 마취가 들어가는 시술이라면 다음을 묻는다.
답을 주저하거나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하면, 그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