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용산공원 부지에 주택 공급을 검토 중이고, 특별법이 개정돼 국토부가 인허가권을 갖게 되면 서울시는 협의 대상일 뿐 공급 자체를 막을 권한은 없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해석이다. 국유지 국가사업의 최종 권한은 원칙적으로 국가에 있지만, 법 개정은 국회를, 실제 추진은 도시계획과 환경평가 등 지자체가 얽힌 절차를 거쳐야 해 협의 없이 강행하기는 어렵다. 갈등이 권한 다툼으로 번지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이 최종 판단 창구인 만큼, 국회의 특별법 개정과 8월 20일 국토부·서울시 면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국가가 가진 땅을 개발할 때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하면 사업이 멈출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대 의견을 내는 것과 법적으로 막을 권한을 갖는 것은 다르다. 용산공원을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충돌이 바로 이 차이를 보여준다.

Markus Winkler
국토부 장관은 최근 용산공원의 일부가 아니라 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택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곧바로 반대했다.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를 훼손해선 안 되며,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없이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용산구와 인근 주민도 반발하고 있고, 국회에는 이미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용산공원은 보통의 도시공원과 법적 지위가 다르다.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국내 첫 국가공원으로 지정돼, 조성과 관리를 국가가 주도한다. 지자체장이 설치·관리 주체가 되는 일반 도시공원과 출발선이 다른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법 개정이다. 특별법이 개정돼 공원 부지에 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면, 인허가 권한은 국토부가 갖게 된다. 이 경우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협의 대상이 될 뿐, 주택 공급 자체를 막을 권한은 없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해석이다. 실제로 최근 그린벨트 논란에서도 국토부 장관은 "법률만 보면 국토부 장관이 직접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유지 국가사업의 최종 결정권은 원칙적으로 국가 쪽에 있다.
권한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르다. 우선 특별법 개정은 국토부가 아니라 국회의 몫이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주택 공급의 법적 근거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법이 바뀌어도 절차가 남는다. 그린벨트 사례에서 정부가 밝힌 것처럼, 개발을 진행하려면 지자체 협의, 주민 의견 수렴, 환경·교통 등 영향평가, 도시계획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 상당수에 지자체의 권한이 걸려 있다. 그래서 국토부 장관도 그린벨트든 용산이든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대한 서울시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거부권이 없다고 해서 협의를 건너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갈등이 말싸움을 넘어 법정으로 갈 수 있는 통로도 있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권한의 존재나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기면,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서울시가 "국가 사업이 우리 자치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면 꺼낼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이 심판은 정책이 옳은지 그른지를 가리는 절차가 아니라, 누구의 권한인지를 따지는 절차다. 단순한 정책 이견은 대상이 되기 어렵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실제로 통과되는지, 다른 하나는 8월 20일로 예정된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장의 면담에서 협의의 실마리가 나오는지다. 권한의 소재는 이미 국가로 기울어 있지만, 그 권한을 어떻게 쓰느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