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철원에서 30대 여성이 민통선을 넘어 GOP 철책을 훼손한 사건이 2026년 10월 공개됐고, 군은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민통선 이북 통제보호구역 무단 출입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군사시설 손괴는 3년 이상 유기징역으로 책임 수위가 크게 다르다. 접경지역을 찾기 전 그곳이 보호구역인지, 출입 허가와 촬영 제한이 적용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강원 철원에서 30대 여성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어 GOP 철책의 광망을 훼손한 사건이 2026년 10월 26일 공개됐다. 군은 합동조사 결과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민통선을 넘은 행위와 군사시설을 훼손한 행위는 각각 별개의 법적 책임을 남긴다. 접경지역을 찾는 일반인에게도 '어디부터 허가가 필요한지'는 알아둘 문제다.

Veronica Basso
기준이 되는 법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이다.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이남 10km 범위 안에서 민통선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민통선 이북 지역을 통제보호구역으로 분류한다. 보호구역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통제보호구역과, 상대적으로 완화된 제한보호구역으로 나뉜다. 민통선 바깥이라고 해서 모두 자유 구역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핵심은 제9조다. 통제보호구역이나 울타리·출입통제표찰이 설치된 군사기지·시설에는 누구든 함부로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려면 미리 관할부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관광이나 영농 목적의 출입도 지정된 절차와 검문소를 거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입뿐 아니라 보호구역 안에서의 촬영·측량 같은 일부 행위도 허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허가 없이 통제보호구역에 들어갔다면, 같은 법 제24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진을 찍으려 했든 호기심이었든,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처벌 요건이 된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해명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민통선 검문소를 무단으로 통과한 민간인이 이 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철책처럼 군사시설을 손괴하거나 그 기능을 손상시키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간다. 같은 법은 군사시설을 손괴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미수에 그쳐도 처벌한다. 단순 무단 출입과 달리 벌금형이라는 선택지가 없는 중대 범죄다.
책임은 형사처벌에서 끝나지 않는다. 훼손된 시설은 국가 재산이므로 복구 비용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따로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침입이나 훼손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드러나면 국가보안법 등 더 무거운 혐의로 번질 수도 있다. 이번 사건에서 군이 가장 먼저 대공 혐의부터 확인한 것도 그 때문이다.
접경지역의 선은 풍경의 경계가 아니라 법의 경계다. 나들이든 사진이든, 들어가기 전에 그 선이 어떤 구역을 가르는 선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