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 서울레이스 마라톤에서 20대 참가자가 달리던 중 쓰러져 숨지면서 대회 주최 측의 안전관리 책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참가 약관에 면책 동의가 있어도 주최 측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책임은 약관규제법상 면제되지 않으며, 참가자 본인 과실이 있으면 책임이 나뉜다. 사고가 나면 의료기록과 현장·대회 자료부터 확보하고, 참가 전에는 상해보험과 의료지원 수준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2026년 10월 11일 오전, 서울 청계천로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마라톤에서 20대 참가자가 달리던 중 쓰러졌다. 대회 관계자가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 도착 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숨졌다. 공식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회는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공동 개최했고 하프와 11km 부문에 약 1만 2000명이 참가했다. 비슷한 지점에서 남성 참가자 한 명도 호흡곤란을 호소해 응급처치를 받았다. 사고 당시 관계자는 참가자가 무리해 달리다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현장의 초기 판단일 뿐이다.
이런 사고가 나면 "주최 측은 어디까지 책임을 지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열탈진이든 다른 응급상황이든, 야외 대회의 책임 구조는 비슷한 틀에서 따진다.

Charles Criscuolo
대부분의 대회는 참가 신청 때 "사고에 대해 주최 측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의 면책 동의를 받는다. 이 동의서에 서명했다고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약관규제법 제7조는 사업자나 그 피고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본다. 쉽게 말해, 주최 측이 안전관리를 명백히 소홀히 해 사고를 키운 경우까지 면책 동의로 덮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주최 측에는 참가자의 안전을 배려할 의무가 있다. 의료진과 구급차, 자동심장충격기 배치, 급수와 그늘·냉각 지점, 폭염이나 코스 위험에 대한 대비, 응급상황 대응 체계 같은 것들이다. 이 의무를 중대하게 저버려 피해가 커졌다면 배상 책임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책임이 주최 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참가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넘겨 무리했거나 기저질환을 숨겼다면, 그 과실만큼 책임이 나뉜다. 결국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수준을 함께 따져야 해, 누구 책임이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사고 직후에는 책임 공방보다 기록을 남기는 일이 먼저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부터 챙겨야 한다.
이렇게 사실관계를 모은 뒤 주최 측에 경위 확인을 요청하고, 필요하면 내용증명으로 자료 보전을 요구한다. 그다음이 보험 청구와 민사 손해배상이다.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할 수 있어, 대응을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사고를 겪기 전에 점검하면 더 좋은 항목들이 있다.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다음을 확인해두면 된다.
마라톤은 참가자 스스로 위험을 어느 정도 떠안는 운동이다. 그렇다고 주최 측의 안전관리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책임은 함께 존재하며, 사고가 났을 때 어느 쪽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준비와 대응의 기록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