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이전 발령을 거부하면, 그 발령이 정당한 인사명령일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임금 미지급이나 징계·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발령에 정당성이 없다면 이를 이유로 한 불이익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공무원은 소청심사)으로 다툴 수 있어, 관건은 거부 여부가 아니라 발령의 정당성이다. 발령 전에 근로계약서의 근무지 특정 여부와 취업규칙·단체협약의 협의 절차를 확인해두는 것이 우선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근무지를 옮기라는 발령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가 아니라 "이 발령이 정당한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당한 인사명령을 거부하면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징계나 임금 미지급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발령 자체에 정당성이 없다면 그 거부를 이유로 한 불이익은 다툴 수 있다. 같은 '거부'라도 결과가 정반대로 갈린다.

Mikhail Nilov
근무지나 담당 업무를 바꾸는 전보·전직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인사권에 속한다. 근로자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하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다. 인사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발령이든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대법원은 전보의 정당성을 세 가지로 따진다.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가 겪는 생활상 불이익을 저울에 올려 비교하고, 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필요한 협의를 거쳤는지, 그리고 대상자를 고른 기준이 합리적인지를 본다. 지방이전에 대입하면, 기관을 옮겨야 할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더라도 특정 직원이 감수해야 할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적인 수준을 현저히 넘어서고 협의도 부실했다면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지점이 있다. 발령이 부당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곧바로 출근을 거부했는데, 나중에 노동위원회나 법원이 그 발령을 정당하다고 보면 그동안의 결근은 무단결근이 된다. 임금이 지급되지 않고 징계 사유가 쌓이며, 최악의 경우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 경우도 분명하다. 전보명령에 정당성이 없다면, 그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린 해고는 부당해고로 판단된 사례가 있다. 즉 거부라는 행동 자체보다, 그 바탕이 된 발령이 정당했는지가 책임을 가른다. 그래서 무작정 출근을 멈추기보다, 일단 다투는 절차를 밟으며 대응하는 편이 위험이 적다.
발령이 부당하다고 본다면 정식으로 다툴 수 있다. 신분에 따라 창구와 기한이 다르다.
| 구분 | 이의 절차 | 신청 기한 |
|---|---|---|
| 공공기관 직원(근로자) | 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 부당한 처분이 있은 날부터 3개월 |
| 공무원 | 소청심사위원회 청구 | 처분을 안 날부터 30일(불변기간) |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공공기관 직원은 사업장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를 신청한다. 초심 판정에 불복하면 판정서를 받은 뒤 10일 안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재심에도 불복하면 판정서를 받은 뒤 15일 안에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공무원 신분이라면 노동위원회가 아니라 소청심사 절차를 따르며, 30일이라는 기한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불변기간이라 넘기면 다툴 길이 막힌다.
가장 중요한 서류는 본인의 근로계약서다. 근무 장소나 담당 업무가 특정돼 있거나 특수한 자격·기술을 전제로 채용됐다면, 그 범위를 벗어난 전보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 동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근무지를 특정하지 않았다면 회사 재량이 넓게 인정된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인사이동 시 협의 절차를 두고 있는지도 확인할 대목이다. 절차 규정이 있는데 지키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정당성을 다투는 근거가 된다. 다만 이런 요소는 개인마다, 기관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발령이 임박했다면 계약서와 사내 규정을 먼저 챙겨보고, 필요하면 노무사나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정당성 여부부터 점검하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