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는 재산을 묶어두는 보전처분일 뿐, 그 자체로는 채권이 회수되지 않는다. 실제로 돈을 받으려면 본안소송에서 이겨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강제경매 배당에서 몫을 찾아야 하며, 채권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배당액이 공탁된다. 내 가압류가 경매개시 전에 등기됐는지, 본안소송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지가 실제 회수 여부를 가른다.
빌려준 돈을 못 받아 상대방 부동산에 가압류를 해뒀다면, 그 자체로는 한 푼도 회수되지 않는다. 가압류는 채무자가 재산을 팔거나 빼돌리지 못하게 묶어두는 보전처분일 뿐, 돈을 받아내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회수는 두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먼저 본안소송에서 이겨 집행력 있는 판결 같은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그다음 그 부동산을 강제경매에 부쳐 낙찰대금에서 배당을 받는다. 가압류는 이 순서에서 순위를 앞당겨 잡아두는 예약 표에 가깝다.

Pavel Danilyuk
부동산이 경매로 팔리면 낙찰대금은 정해진 우선순위대로 채권자들에게 배당된다. 경매 비용과 조세, 임금채권 같은 최우선 항목이 먼저 빠지고, 근저당권처럼 담보물권을 가진 채권자가 순위에 따라 가져간다.
가압류권자의 자리는 가압류로 지킨 채권 자체의 성질에 따라 정해진다. 민사집행법은 가압류채권의 순위를 그 피보전권리가 법률상 갖는 우선순위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대여금처럼 우선변제권이 없는 채권이라면, 같은 순위의 다른 일반채권자들과 채권액 비율대로 나눠 갖는 안분배당을 받는다.
이 점이 오해가 생기는 대목이다. 먼저 가압류를 걸었다고 해서 나중에 등기된 담보권자보다 무조건 앞서는 것은 아니다. 우선변제권이 없으면 순위 경쟁이 아니라 비율 분배가 되기 때문에, 채권액이 큰 다른 채권자가 많을수록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줄어든다.
여기서 핵심 시점이 갈린다. 배당을 실시할 때 가압류권자가 아직 본안 판결로 채권을 확정받지 못한 상태라면, 법원은 그 몫을 곧바로 지급하지 않고 공탁한다. 민사집행법 제160조는 확정되지 않은 가압류채권의 배당액을 공탁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탁된 돈은 사라지지 않고 가압류권자 몫으로 남아 있다. 이후 본안소송에서 이겨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법원에 제출하면 그때 공탁금을 받는다. 판례는 가압류로 지킨 권리와 본안에서 다투는 권리가 완전히 같을 필요는 없고, 청구의 기초가 같으면 본안으로 인정한다고 본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다. 가압류로 순위를 확보하고, 본안소송으로 채권을 확정하고, 경매 배당에서 공탁된 몫을 찾는다. 본안소송을 미뤄두면 경매가 끝나도 돈은 공탁 상태로 묶인 채 남는다.
먼저 가압류 시점을 따져봐야 한다. 다른 채권자의 경매개시결정등기보다 앞서 가압류등기가 돼 있었다면 별도 배당요구 없이도 당연히 배당 대상에 포함된다. 반대로 경매가 시작된 뒤 가압류했다면, 배당요구 종기까지 가압류 집행을 마치고 배당요구를 해야 한 푼이라도 배당표에 오른다.
채무자 입장이라면 반대로 읽으면 된다. 부동산이 가압류됐다는 사실만으로 당장 경매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고,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이겨 강제경매를 신청해야 절차가 굴러간다.
결정 기준은 단순하다. 회수가 목적이라면 가압류에서 멈추지 말고 본안소송을 함께 진행해 집행권원을 확보해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소송 없이 가압류만 유지하면, 경매가 진행돼도 배당금은 공탁된 채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