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항이나 장시간 지연의 보상 여부는 원인이 항공사 책임인지, 기상 악화 같은 불가항력인지에 따라 갈린다. 2024년 말 법 개정으로 불가항력일 때도 음식과 숙박 같은 편의 제공 의무는 남고, 항공사 책임이면 국제선 지연 시간에 따라 운임의 10~30%를 배상받을 수 있다. 지연 사유 안내와 영수증·사진을 현장에서 확보하고, 분쟁은 항공사에 먼저 접수한 뒤 풀리지 않으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피해구제를 신청한다.

회항이나 장시간 지연을 겪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 "보상받을 수 있나"다. 답은 지연 시간보다 원인에서 갈린다. 항공사업법에 따른 피해구제 대상은 항공사 책임으로 생긴 운송 불이행과 지연이다. 반대로 기상 악화, 천재지변, 안전운항을 위해 예견하지 못한 정비, 앞선 항공편이 늦어지며 연쇄로 밀리는 접속 지연 같은 불가항력 사유는 금전 배상 대상에서 빠진다.
주의할 지점은 기체 결함이다. 기체 결함을 이유로 결항하거나 지연했다면 그것이 불가항력이었음을 항공사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입증하지 못하면 항공사 책임으로 본다. 그래서 공항에서 안내받은 지연 사유를 메모해 두는 일이 중요하다.

Garrison Gao
예전에는 불가항력이면 항공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2024년 12월 개정된 항공사업법은 이 범위를 좁혔다. 불가항력 사유가 있어도 항공사는 승객 손해를 막기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담은 보호기준을 지켜야 한다.
쉽게 말해 금전 배상은 못 받더라도, 공항에 발이 묶인 동안의 음식이나 숙박 같은 편의 제공은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 협상은 나중 일이고, 지금 당장 받아야 할 것부터 챙기는 게 순서다.
지연·회항 상황에서 요구할 항목은 대체로 세 단계로 나뉜다.
첫째는 대체편이나 운임 환급이다. 목적지에 가지 못하게 됐다면 다음 항공편을 요구하거나 운임을 돌려받는다. 항공사가 대체편을 제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운항 시간과 관계없이 운임을 환급하고 600달러를 배상하도록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정하고 있다.
둘째는 체류 편의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동안의 식음료, 길어질 경우의 숙박이 여기에 해당한다. 소비자상담센터는 사업자 과실로 4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 실제 상황을 고려한 적정 숙식비 같은 실손해를 부담하도록 안내한다.
셋째가 금전 배상이다. 항공사 책임으로 국제선이 지연됐다면 지연 시간에 따라 배상 비율이 올라간다.
다만 이 비율은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권고 기준이다. 법으로 강제되는 금액이 아니라, 항공사와 협의하거나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때 근거가 되는 숫자라는 점을 알고 접근하는 편이 낫다.
보상은 기록이 있어야 받는다. 현장에서 지연 사유 안내문, 탑승권, 추가로 쓴 식사·교통·숙박 영수증, 안내 전광판 사진을 챙긴다. 위탁수하물이 파손되거나 늦게 나왔다면 공항을 벗어나기 전에 항공사 직원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공항을 나온 뒤에는 입증이 어려워진다.
분쟁은 순서가 있다. 먼저 항공사에 직접 피해구제를 접수한다. 항공사가 해결하지 못하거나 승객이 요청하면 접수일로부터 14일 안에 한국소비자원으로 넘어간다. 항공사와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국번 없이 1372 소비자상담센터나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consumer.go.kr)을 통해 상담과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외국 항공사도 국내에서 피해구제 절차를 안내하도록 돼 있으니, 외항사라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