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차를 가로막고 위협하는 행위는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으로 취급돼 특수협박(7년 이하 징역)이나 일반교통방해죄(10년 이하 징역) 등으로 처벌된다. 최근 법원은 이런 사건에 벌금보다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다만 이천 사건처럼 증거가 부족하면 수사가 중지될 수 있어 번호판·블랙박스·녹음 확보가 처벌의 관건이다.
한밤중 도로에서 앞차가 갑자기 가로막고 사람이 내려 위협한다면, 이건 단순한 시비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다. 최근 화제가 된 경기 이천 영상이 이 문제를 다시 끌어올렸다.
제보자 A씨는 7월 29일 밤 이천시 마장면의 한적한 도로에서 차를 몰다 봉변을 당했다. 갓길에서 출발하자 맞은편 차량이 뒤따라와 옆에 멈췄고, 탑승자 두 명이 내려 A씨 차로 달려왔다. A씨는 이들이 보닛을 발로 차고 무언가를 들어 내려찍으려 했다고 말한다. 위협을 느낀 그는 현장을 빠져나왔다.
문제는 그 뒤였다. 이천경찰서는 50일 넘게 수사했지만 9월 15일 수사를 중지했다. 주변 CCTV가 없고 블랙박스 영상이 어두워 가해 차량을 특정할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대목이 뒤에서 다룰 '증거'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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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자동차가 법적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같은 협박이라도 차를 이용하면 일반 협박이 아니라 '특수협박'이 된다.
특수협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차를 이용해 때리려 들면 특수폭행(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남의 차를 부수면 특수손괴(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가 적용될 수 있다. 상대를 다치게 하면 특수상해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도로를 가로막아 다른 차들의 통행을 방해했다면 일반교통방해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이 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이 가볍지 않다. 하나의 위협 행위에 여러 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조문상 형량이 높다고 실제로 다 그렇게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판례를 함께 봐야 한다.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앞에서 급제동한 운전자에게 법원은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으로 협박했다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를 추격하며 급정거를 반복한 사건에서는 특수협박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정리하면, 차를 이용해 상대에게 공포심을 준 경우 최근 법원은 벌금형에 그치지 않고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초범이라도 위협 정도가 크면 실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천 사건이 수사 중지로 이어진 결정적 이유는 가해자를 특정할 증거가 부족했다는 데 있다. 처벌은 결국 증거 싸움이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면 다음을 챙겨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야간에는 블랙박스만으로 상대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안전이 확보된다면 차량 번호와 상대 인상착의를 즉시 기록하고, 주변에 CCTV가 있을 만한 위치를 신고 때 함께 알려주는 것이 수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