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당시 측정이 없거나 수치가 기준선 근처면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으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한다. 그러나 음주량·시각·체질 등 전제사실이 엄격히 증명되지 않거나 운전 시점이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불분명하면 그 역산치는 유죄 증거가 되기 어렵다. 조사 전에는 음주 시각과 경로를 사실대로 정리해야 하고, 사후 음주나 허위 진술은 오히려 더 무거운 혐의를 부른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경찰이 운전자를 세우면 먼저 호흡측정기로 분다. 입안에 남은 술 성분이 영향을 줄 수 있어 보통 물로 입을 헹군 뒤 다시 잰다. 이 수치에 동의할 수 없다면 운전자는 채혈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 피를 뽑아 분석하는 방식이 호흡보다 정확하고, 다툼이 생겼을 때 기준이 되는 것도 채혈 결과다.
문제는 측정 자체를 피하려 할 때다. 측정 거부는 음주운전과 별개의 범죄로, 도로교통법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정하고 있다.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와 무관하게 거부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한다. 측정기에 숨을 제대로 불어넣지 않고 시늉만 하는 것도 거부로 본다. 수치가 걱정돼 피하는 선택이 오히려 더 무거운 쪽으로 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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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 당시 측정이 없었거나 사고 수습 뒤 한참 지나 조사가 시작되면, 경찰은 이미 흩어진 수치를 복원해야 한다. 이때 쓰는 것이 위드마크 공식이다. 혈중알코올농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당 평균 0.015%가량 떨어진다고 보고, 측정 시점의 값에 경과 시간만큼 거꾸로 더해 운전 당시 농도를 추정한다.
계산에는 음주량, 마신 시각, 체중 같은 기본 자료가 들어간다. 그래서 조사에서는 몇 시에, 무엇을, 얼마나 마셨는지를 집요하게 묻는다. 어디서 마셨고 어떻게 이동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카드 결제 내역이나 매장 영수증, 폐쇄회로 영상이 음주 경로를 맞추는 근거가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수치가 기계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대법원은 위드마크 역산을 그대로 유죄 증거로 쓰는 데 제동을 걸어 왔다. 음주량·음주시각·체중뿐 아니라 체질, 술의 종류, 마신 속도, 위장에 든 음식물 정도까지 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증거로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2000도3145). 공식에 불확실한 구석이 남고 그것이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그 계산값은 유죄를 단정할 만한 증명력이 없다고 봤다.
또 하나의 벽은 상승기와 하강기다. 술을 마신 직후에는 알코올이 아직 흡수되는 중이라 농도가 오르고, 정점을 지나야 떨어진다. 위드마크 역산은 떨어지는 중이라는 전제에서만 성립한다. 운전 시점이 상승 구간이었다면 거꾸로 더하는 계산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대법원은 가장 유리한 감소치를 적용해도 기준을 근소하게 넘을 뿐이고 운전 시점이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 확정할 수 없다면, 당시 기준 초과를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2001도1929).
그래서 같은 역산이라도 결과가 기준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가 중요하다. 0.15%처럼 여유 있게 넘으면 다툴 여지가 좁지만, 0.03%나 0.08% 언저리라면 전제의 불확실성이 그대로 결론을 가른다. 처벌은 이 선을 기준으로 급격히 달라진다.
| 혈중알코올농도 | 징역 | 벌금 | 면허 |
|---|---|---|---|
| 0.03~0.08% 미만 | 1년 이하 | 500만 원 이하 | 정지 |
| 0.08~0.2% 미만 | 1~2년 | 500만~1,000만 원 | 취소 |
| 0.2% 이상 | 2~5년 | 1,000만~2,000만 원 | 취소 |
0.08%는 면허 정지와 취소를 가르는 선이고, 0.03%는 처벌 여부 자체를 가른다. 애매한 수치로 다투는 사건 대부분이 이 두 선 근처에서 벌어지는 이유다.
사후 조사는 기억과 자료의 싸움에 가깝다.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비교적 분명하다.
준비할 것부터 보자. 마신 시각과 종류, 양을 가능한 한 사실대로 정리해 두는 게 먼저다. 이 추정이 역산의 재료가 되므로 과장도 축소도 나중에 발목을 잡는다. 음주 장소와 동선을 뒷받침할 카드 내역과 영수증을 챙기고, 채혈 결과가 나왔다면 수치와 채혈 시각을 확인한다. 기준선 근처라면 변호인과 상의해 상승기 여부나 전제사실의 공백을 짚어 보는 편이 낫다.
피해야 할 것은 더 단순하다. 조사 전 추가로 술을 마셔 수치를 흐리려는 시도는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로, 음주운전 혐의와 별개로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 마신 양이나 시각을 꾸며 진술하면 다른 자료와 어긋나는 순간 신빙성 전체가 무너진다. 사고가 있었는데 자리를 떠났다면 음주보다 도주가 더 큰 문제가 된다.
수치가 확실하면 다툼의 여지는 크지 않다. 반대로 적발 당시 측정이 없고 결과가 기준선 근처라면, 어떻게 진술하고 어떤 자료를 남겼느냐가 실제 결론을 바꾼다. 역산은 전제가 무너지면 함께 무너지는 계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