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교제폭력은 신고해도 현장에서 종결되면 접근을 막는 강제력 있는 보호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는 어겨도 과태료에 그치지만, 법원의 잠정조치는 접근금지·전자장치 부착·유치까지 가능하고 위반하면 형사처벌된다. 불안이 크다면 잠정조치 상향과 신변안전조치를 적극 요청하고 스토킹 일지 등 증거를 미리 모아 두는 것이 안전을 좌우한다.

스토킹과 교제폭력은 신고를 했다고 바로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 최근 충남 아산에서 60대 남성의 차량에서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그 공백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과거 연인 사이였고,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 경찰에 스토킹·교제폭력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1월 신고는 위험성이 없다고 보고 현장에서 종결됐고, 6월 신고도 당사자가 화해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 사건이 불송치됐다.
결국 안전을 가르는 건 신고 그 자체보다 신고 이후 어떤 조치를 요청하고 받아내느냐다. 어떤 보호장치가 있고, 강제력이 어디서 세지는지를 알아야 요청할 수 있다.

Afham Hamsyari
스토킹처벌법 제3조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취하는 응급조치를 정해 둔다. 스토킹행위를 제지하고 중단을 통보하며 위반 시 처벌을 경고하는 것,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수사하는 것, 그리고 피해자에게 이후 신청할 수 있는 조치와 상담소·보호시설을 안내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단계에 강제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는 효력은 없어서, 여기서 멈추면 가해자가 다시 접근할 여지가 남는다. 아산 사건의 1월 신고가 현장 종결로 마무리된 것이 이 지점이다.
실제로 접근을 금지하는 조치는 두 갈래다. 둘의 '위력' 차이를 아는 게 중요하다.
하나는 경찰이 내리는 긴급응급조치다. 스토킹이 반복될 우려가 있고 긴급하면 경찰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 요청으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통한 접근금지를 명할 수 있다. 기간은 1개월 이내이고, 검사가 48시간 안에 법원 판사에게 사후 승인을 받는다. 다만 이를 어겨도 형사처벌이 아니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그친다.
다른 하나는 법원이 결정하는 잠정조치다. 검사가 청구하면 법원이 판단해 내리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아니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강제력이 훨씬 세다. 그래서 불안이 크다면 긴급응급조치에 머물지 말고 잠정조치까지 요청하는 것이 핵심이다.
잠정조치는 위험 정도에 따라 수위가 올라간다.
| 구분 | 내용 | 기간 |
|---|---|---|
| 1호 | 서면 경고 | 제한 없음 |
| 2·3호 | 100m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 3개월, 2회 연장해 최장 9개월 |
| 3호의2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 2·3호와 동일 |
| 4호 | 유치장·구치소 유치 | 1개월 이내 |
전자장치 부착은 2023년 법 개정으로 신설돼 2024년 1월부터 시행됐다. 또 같은 개정으로 접근금지의 보호 대상에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동거인과 가족도 포함될 수 있게 됐다.
접근금지만으로 불안하다면 다음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2023년 7월 개정으로 스토킹범죄의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됐다. 당장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하더라도 스토킹범죄로 인정되면 수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폭행 등 일부 혐의는 여전히 피해자 의사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상황이 바뀌면 주저 없이 다시 신고하는 편이 안전하다.
보호조치를 끌어내려면 위험을 입증할 기록이 필요하다.
날짜·시간·장소·내용을 적은 '스토킹 일지'를 꾸준히 써 둔다. 문자와 SNS 메시지, 통화기록은 지우지 말고 보존하고, 주변 CCTV와 목격자도 확보해 둔다. 온라인 스토킹은 화면과 URL, 일시를 함께 캡처해 남긴다.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뒤 가해자가 이를 어기면 그 즉시 112에 다시 신고하고, 정황을 캡처나 녹음으로 기록한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에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위험이 임박했다고 느껴지면 망설이지 말고 112에 신고하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