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형 확정'은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했거나 상고기간이 지나 더 다툴 법원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확정되면 검찰이 형을 집행하며, 이를 되돌리는 길은 요건이 까다로운 재심과 국가의 결정인 사면으로 좁혀진다. 같은 대법원 판결이라도 '상고 기각'은 확정, '파기환송'은 미확정이므로 기사에서 두 표현을 구분해 읽어야 한다.
뉴스에서 "형이 확정됐다"는 말은 더 다툴 법원이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리 형사재판은 3심제여서, 1심 판결에 불복하면 고등법원에 항소하고 그 2심 결과에도 불복하면 대법원에 상고한다. 대법원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다.
대법원은 앞선 재판이 법을 잘못 적용했는지만 따지는 법률심이다. 증인이 거짓말을 했는지, 형량이 적절한지 같은 사실·양형 문제는 원칙적으로 다시 판단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관계나 형량만을 이유로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일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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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에 이르는 경로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는 경우로, 이때는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다른 하나는 아무도 상고하지 않는 경우다. 형사사건의 상고기간은 2심 선고일 다음 날부터 7일이며, 민사와 달리 판결문 송달 여부와 상관없이 적용된다. 이 7일 안에 피고인도 검사도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다.
반대로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환송'하면 사건은 다시 하급심으로 내려간다. 이때는 확정이 아니다. 환송받은 법원이 다시 판결하고, 그 결과에 또 상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결이 확정된 뒤의 집행은 법원이 아니라 검찰의 몫이다. 실형이 확정됐는데 재판 과정에서 법정구속이 되지 않은 상태라면, 검찰은 형을 집행하기 위해 당사자를 소환한다.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형집행장이 발부되어 강제로 구인될 수 있다. 반면 집행유예가 확정된 경우에는 정해진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넘기면 형 선고의 효력 자체가 사라진다.
확정판결은 원칙적으로 되돌릴 수 없다. 좁은 예외가 재심과 사면이다.
재심은 확정판결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때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는 절차다. 다만 형사소송법이 정한 사유에 들어맞아야 하고, 유죄를 받은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만 열린다. 관련 법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됐더라도 형이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별도로 재심을 청구해야 구제받을 수 있다.
사면은 성격이 아예 다르다. 잘못을 바로잡는 절차가 아니라 국가가 형벌권을 거두는 조치다. 사면법은 이를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나눈다. 일반사면은 범죄의 종류를 정해 한꺼번에 사면하며 국회 동의가 필요한데, 마지막 사례가 1995년일 만큼 드물다. 특별사면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올리는 절차여서 국회 동의 없이 가능하다. 광복절 등에 거론되는 사면은 대개 이 특별사면이다.
같은 대법원 판결 기사라도 표현을 구분하면 상황이 보인다. "상고 기각"이나 "형 확정"이 보이면 재판은 끝났고 형 집행만 남은 단계다. "파기환송"이면 끝이 아니라 사건이 하급심으로 다시 내려간 것이어서 최종 결론을 더 기다려야 한다. 드물게 대법원이 스스로 결론을 바꿔 선고하는 '파기자판'도 있는데, 이때는 그 자리에서 확정된다.
정리하면, 제목에 적힌 '확정'이라는 단어보다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했는지 사건을 돌려보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