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년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15년 만에 경찰 수사 검토 대상에 올랐다. 상당수 혐의는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지만, 시효 자체가 없는 범죄나 시효가 멈추는 조건이 있어 오래된 사건도 다시 도마에 오른다. 형사처벌이 가능한지는 결국 어떤 혐의를 적용하고 시효를 언제부터 세느냐에 달려 있어 이 지점을 확인해야 한다.
논란의 출발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였다. 대한축구협회가 2011~2012년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 모두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감독관 10여 명에게 법인카드로 안마시술소 비용 등을 대며 성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이때 적발됐다. 그러나 이 감사 결과는 국정농단 국면에 묻혔고, 10여 년이 지나 감사 자료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경찰은 2026년 8월 초까지도 이 사건을 정식 수사선상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공소시효를 포함한 '수사 기본 요건'이 성립하는지부터 따지고 있다. 사건이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처벌까지 갈 수 있느냐가 먼저 걸리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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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는 범죄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검사가 기소할 수 없게 하는 제도다.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고 처벌의 실익도 줄어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핵심은 시효 기간이 하나로 고정돼 있지 않고, 법에 정해진 형(법정형)이 무거울수록 길어진다는 점이다.
| 법정형 | 공소시효 |
|---|---|
| 사형 | 25년 |
| 무기징역·무기금고 | 15년 |
| 장기 10년 이상 징역·금고 | 10년 |
| 장기 10년 미만 징역·금고 | 7년 |
| 벌금 | 5년 |
형사소송법 제249조가 정한 기준이다. 이번 사건에서 거론되는 업무상 배임은 법정형이 10년 이하 징역이라 시효가 10년이고, 성매매처벌법 위반은 형이 더 가벼워 시효가 짧다. 두 혐의 모두 2011~2012년 행위라면 이미 시효가 지났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도 '오래된 사건 재수사' 뉴스가 끊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아예 시효가 없는 범죄가 있다. 2015년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사람을 살해해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공소시효가 폐지됐고, 13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도 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다.
둘째, 시효가 흘러가다 멈추는 경우가 있다. 범인이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에 나가 있으면 그 기간만큼 시효가 정지된다.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성범죄는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비로소 시효를 세기 시작한다. 계산의 출발점 자체가 뒤로 밀리는 셈이다.
셋째, 형사처벌과 별개의 조사는 시효와 무관하게 열릴 수 있다. 시효가 지나 기소가 어렵더라도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감사나 협회 차원의 징계, 국제기구 차원의 제재 검토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다.
정리하면 축구협회 사건은 형사처벌 가능성만 놓고 보면 문턱이 높다. 거론되는 혐의의 시효가 대체로 완성됐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이 어떤 법조를 적용하려 하는지, 그리고 시효 기산점을 언제로 잡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을 따라갈 때는 '재수사 착수'라는 표현에 바로 처벌을 기대하기보다, 적용 혐의가 무엇이고 그 혐의의 시효가 살아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형사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감사·징계 같은 다른 책임 추궁 경로가 열릴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