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하던 업체가 조세범칙조사 같은 수사를 받으면, 거래가 실제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거래처에도 자료 제출이나 참고인 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혐의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참고인인지 조사 대상인지에 따라 쓸 수 있는 권리가 달라진다. 출석 요구서의 사건 번호와 본인 지위를 먼저 확인하고, 세무조사면 국세기본법상 세무대리인 조력권을, 참고인이면 진술거부권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거래하던 업체가 수사를 받고 세무조사까지 요청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거래처 입장에서 먼저 드는 걱정은 "나도 조사받는 것 아니냐"일 것이다. 결론부터 보면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혐의자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수사기관이나 국세청이 그 업체와의 거래가 실제였는지 맞춰보기 위해 거래 상대방인 당신에게 자료 제출이나 참고인 조사를 요구할 수는 있다. 그래서 통지가 오면 당황하기 전에 내가 어떤 자격으로 불린 것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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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일반 세무조사는 신고한 세금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이고, 조세범칙조사는 가공 세금계산서나 매출 누락, 차명계좌 같은 범칙 혐의를 확인하는 절차다. 조세전문변호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범칙조사로 전환되는 순간 조사 대상자는 사실상 피의자에 준하는 범칙혐의자로 취급되고, 조사관에게는 심문·압수·수색 권한이 주어진다.
거래처가 등장하는 지점이 여기다. 세금계산서상 거래가 실제 있었던 일인지 확인하려면 거래 상대방의 장부와 입출금 내역을 맞춰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가 국세청으로 넘어가거나, 세무조사에서 드러난 혐의가 고발로 이어지며 두 절차가 맞물리기도 한다. 참고로 범칙조사 결과 통고처분을 받고 송달일부터 15일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 대상이 된다.
같은 출석 요구라도 성격이 다르다. 형사 쪽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것인지, 세무조사의 조사 대상인지, 단순 자료 제출 요청인지를 먼저 가려야 한다.
참고인 조사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에 근거한 임의수사다. 원칙적으로 출석이나 진술 의무가 없고,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받지 않는다. 다만 실무에서는 거부가 오히려 의심을 사거나 강제수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거부할 수 있다는 것과 거부가 유리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조사 도중 질문의 초점이 거래 업체가 아니라 내 행위로 옮겨간다면 신호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대법원은 참고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실질적으로 그 사람을 범죄혐의자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는지를 기준으로 피의자 지위를 판단한다. 참고인이라도 사실상 피의자로 바뀌었다면 보호 절차가 달라진다.
권리는 지위에 따라 갈린다.
조사 기간이 부당하게 늘거나 범위가 갑자기 넓어지면 세무조사에서는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거래처가 수사·세무조사에 얽혔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다음 순서로 움직이면 된다.
거래처라는 이유로 겁먹을 필요도, 반대로 아무 준비 없이 응할 필요도 없다. 핵심은 내 지위를 정확히 알고 근거를 갖춰 대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