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보험은 테러와 범죄로 인한 상해·사망은 보상하지만 전쟁·내란·폭동은 면책이며, 보상 여부는 사건의 성격과 약관 특약에 따라 갈린다. 사고가 나면 현지 경찰 신고, 외교부 영사콜센터(02-3210-0404)와 재외공관, 보험사 긴급지원센터 순으로 연락하고 증빙을 현지에서 확보해야 한다. 출국 전 테러·전쟁 특약 유무와 의료비·송환비 한도, 보험기간 설정을 약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11월 7일 폴란드 제2도시 크라쿠프 중앙광장에서 대낮에 총기 난사가 벌어져 6명이 숨지고 15~16명이 다쳤다. 차량에 탄 범인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다 도주 중 붙잡혔고, 사상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유럽의 번화한 관광 도시에서 벌어진 일이라,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내가 저런 일을 당하면 여행자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나"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먼저 결론부터 보면, 일반 해외여행보험은 테러나 범죄로 인한 상해·사망은 보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쟁과 내란·폭동은 보상하지 않는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성격으로 분류되고 내 약관에 어떤 특약이 붙어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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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 설명에 따르면 해외여행보험은 비행기 납치나 테러 같은 범죄 피해에 따른 상해도 보상 대상에 넣는다. 반면 대부분의 약관은 여행 국가에서 일어난 전쟁, 외국의 무력행사, 혁명, 내란, 사변, 폭동을 이유로 한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못 박는다. 전쟁으로 인한 상해를 보장하려면 별도의 전쟁 상해 특약에 추가 보험료를 내고 가입해야 한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가 있다. 크라쿠프 사건처럼 신원 미상 범인의 단독 총격은 통상 '범죄로 인한 상해'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당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테러'로 규정하는지, 혹은 폭동·내란 같은 집단적 사태로 보는지에 따라 담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보상 가능성을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사건의 이름표보다 실제로 돈이 나오는 기준은 약관의 담보 항목이다. 총격으로 다쳐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면 해외 상해의료비 담보가, 사망하거나 후유장해가 남았다면 상해사망·후유장해 담보가 작동한다. 중상자를 국내로 이송하는 비용은 구조·송환비 담보에서 다룬다.
반대로 보상에서 빠지는 영역도 분명하다. 가입자 본인의 고의나 범죄·폭력 행위로 생긴 손해, 여행 전부터 앓던 질환의 악화, 단순 분실은 보상되지 않는다. 사고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적으면 지급이 거부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당황한 상황일수록 순서가 보상을 좌우한다. 기본 순서는 이렇다.
첫째, 현지 경찰과 응급 체계에 먼저 신고해 안전을 확보하고 사건을 접수한다. 경찰 신고서(폴리스 리포트)와 사건 접수번호는 나중에 보험금을 청구할 때 핵심 증빙이 된다.
둘째, 외교부 영사콜센터에 연락한다. 지난해 영사안전콜센터로 확대 개편된 이 창구는 국번 없이 02-3210-0404로 24시간 운영되며 7개 외국어 통역과 카카오톡·위챗·라인 상담도 지원한다. 사망·중상 같은 중대 사고는 대사관이나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에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기본이다.
셋째, 가입한 보험사의 해외 긴급지원센터에 알린다. 번호는 보험사마다 다르므로 출국 전 보험증권에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실제 보험금은 대개 귀국 후 진단서, 진료비 영수증과 세부내역서, 사고경위서 등을 갖춰 청구한다.
여행지에 따라, 특히 치안이 불안정한 지역을 지나는 일정이라면 가입 단계에서 다음을 짚어두는 게 좋다.
보장은 가입 뒤에 바꾸기 어렵다. 떠나기 전 10분, 약관의 특약과 면책 조항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사고가 난 뒤의 분쟁을 가장 확실하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