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통사고 보험금은 사고 직후 현지에서 받은 경찰 서류와 진단서·영수증에 좌우되며, 이 서류는 귀국한 뒤에는 다시 받기 어렵다. 청구는 보통 귀국 후 보험사 앱으로 하고, 상법상 소멸시효는 사고일부터 3년이다. 음주·무면허 운전과 고위험 활동은 면책되기 쉬우니, 출국 전 약관의 면책 조항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면 당장 급한 건 치료지만, 보험금의 성패는 사고 직후 현지에서 어떤 서류를 손에 쥐었느냐로 거의 갈린다. 병원·경찰서·항공사가 발급하는 서류는 귀국한 뒤에는 다시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KB의 안내도 이 서류들은 반드시 현지에서 발급받으라고 못 박는다.
우선순위는 세 가지다. 첫째, 현지 경찰이 작성한 사고 신고서 또는 사고사실확인서. 둘째, 병원 진단서(의사소견서)와 진료비 영수증·세부내역서. 셋째, 지출을 증명할 영수증 원본이다. 진단서에는 환자 이름, 진단명, 치료일, 병원명이 들어 있어야 하고, 영문이나 공증 번역본을 요구하는 보험사도 있다.
경찰 서류는 사고 경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한다. 내용이 모호하면 보험사가 보완을 요청하는데, 이미 귀국한 뒤라면 사실상 받기 어렵다. 현장 사진과 사고 접수번호까지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Photo by Vlad Deep on Unsplash
보험금은 보통 귀국한 뒤 보험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청구한다. 사고 날짜·장소·경위를 입력하고, 현지에서 받은 서류와 영수증을 촬영해 첨부하는 방식이다. 기본 제출서류는 보험금 청구서, 신분증 사본, 본인 명의 통장 사본, 여권 사본과 출입국 사실 확인 자료, 보험가입증명서다. 청구액이 크거나 사망·후유장해, 배상책임 사고라면 원본과 추가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시간이 무한정 있는 건 아니다. 상법 제662조는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정하고, 그 기간은 보통 보험사고가 난 날부터 센다. 서류를 늦게 제출한다고 기간이 새로 시작되지는 않는다. 다만 2015년 3월 12일 이전에 맺은 오래된 계약은 시효가 2년일 수 있으니, 계약 시점이 애매하면 보험사에 먼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거절 사유는 대체로 약관의 면책 조항에서 나온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운전, 스쿠버다이빙·패러글라이딩 같은 고위험 활동 중 사고는 보장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오토바이나 차를 빌려 몰 계획이라면 특히 약관을 먼저 봐야 한다.
여행 전부터 치료받던 기존 질환의 악화도 보장이 제한될 수 있다. 서류가 빠지거나 경찰 신고서 내용이 불명확한 경우, 단순 분실을 도난으로 바꿔 적거나 사고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쓰는 것도 지급 거절로 바로 이어진다. 음주 면책 분쟁에서는 술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점을 보험사가 입증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다툼 자체가 길고 지친다. 피할 수 있는 다툼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게 낫다.
떠나기 전 5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고는 막을 수 없어도, 보상받을 조건은 떠나기 전에 거의 다 정해진다. 약관에서 면책과 보상하지 않는 손해 항목만 읽어 둬도 귀국 후 분쟁의 절반은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