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 인파 속 폭행·추행 피해는 즉시 112 신고와 현장 증거 확보 여부가 이후 처벌과 배상을 좌우한다. 폭행죄는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지만, 강제추행은 2013년 친고죄가 폐지돼 피해자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다. 가해자를 몰라도 CCTV·목격자로 특정할 수 있으니 상해진단서와 신고 기록 등 증빙을 미리 챙겨 두는 것이 핵심이다.

인파 속에서 폭행이나 추행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자리를 피하게 된다. 하지만 안전이 확보됐다면 그다음은 112 신고다. 신고가 빠를수록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112 신고사건처리표'와 '출동보고서'를 작성한다. 발생 시각과 장소, 현장 상황, 양측 진술이 기록으로 남는다. 나중에 가해자가 사실을 부인할 때 이 공식 기록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 신고로 경찰이 도착하면 현행범 체포가 가능해, 가해자가 인파에 섞여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현장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목격자에게 "잠깐 봐 주세요"라고 말해 두고 연락처를 받아 두면, 인파 속에서 흩어지기 전에 증인을 확보하게 된다. 가해자의 옷차림과 이동 방향도 기억나는 대로 메모해 둔다.

Cao Huy
현장을 벗어난 뒤에는 증거가 빠르게 사라진다. 특히 영상은 보존 기한이 있다.
같은 날 당한 피해라도 폭행과 추행은 법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 차이를 알아야 대응 방향이 선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다. 즉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 다만 맞아서 상처가 나거나 치료가 필요한 상해에 이르면 상해죄가 되고, 이때는 합의해도 처벌될 수 있다.
강제추행은 다르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2013년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면서, 이제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다.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추행의 '폭행·협박'이 반드시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다고 판례를 바꾸기도 했다.
신고로 사건이 접수됐더라도, 처벌을 원한다면 고소 절차를 밟는다. 흐름은 비교적 정해져 있다.
고소장에 폭행·추행의 일시와 장소, 아는 범위의 가해자 정보, 피해 내용을 적어 경찰서나 검찰청에 접수한다. 이후 경찰 조사와 검찰 송치를 거쳐, 검찰이 기소 또는 불기소를 결정하고, 기소되면 형사 재판으로 이어진다. 치료비와 위자료 같은 손해배상은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소송을 병행해 청구할 수 있다.
인파 속 피해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특정할 길은 있다. 현장과 이동 경로의 CCTV를 이어 붙여 동선을 추적하고, 목격자 진술과 주변 결제·출입 기록을 맞추면 경찰 수사로 신원을 좁혀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앞서 말한 현장 기록과 목격자 확보가 더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챙겨 둘 서류를 정리하면 이렇다.
성추행 피해라면 해바라기센터나 성폭력 상담소에서 법률·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혼자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이런 기관이나 변호사, 경찰의 안내를 먼저 구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