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청북 물류센터 화재로 대량 위험물 저장 시설의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위험물안전관리법은 무허가·초과 저장에 3년 이하 징역, 유출로 사람이 숨지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까지 규정한다. 국가소방동원령이 언제 발동되는지와 사업장이 지는 형사·행정 책임을 함께 정리했다.
8월 11일 새벽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한 위험물 보관 물류센터에서 큰불이 났다. 자정 무렵 자동화재속보설비 신고가 접수됐고, 확산 우려가 커지자 오전 3시39분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다. 소방당국의 밤샘 대응으로 9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시설은 위험물 허가량이 1255만ℓ에 이르고 불이 난 동에만 인화성 위험물 약 191만ℓ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화재가 나면 늘 뒤따르는 질문이 있다. 창고가 정해진 기준보다 많은 위험물을 쌓아두고 있었다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평택 화재의 최종 원인과 위법 여부는 조사로 가려질 사안이지만, 위험물을 다루는 사업장이라면 이 참에 관련 법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짚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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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물은 종류마다 '지정수량'이 정해져 있고, 지정수량 이상을 저장하거나 취급하려면 관할 소방서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위험물안전관리법은 허가를 받지 않고, 또는 정해진 저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지정수량 이상의 위험물을 저장·취급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과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던 것이 개정을 거쳐 강화된 조항이다.
허가받은 저장량을 넘겨 보관하는 것도 여기에 걸린다. 허가 수량을 초과한 부분은 사실상 무허가 위험물 시설로 간주돼 형사처벌 대상이 될 뿐 아니라, 강력한 행정처분과 함께 화재가 나도 보험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즉 '허가는 받았지만 더 쌓아뒀다'는 상황은 서류상 합법 시설이라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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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기준 위반 자체보다 훨씬 무거운 것은 실제 사고로 이어졌을 때다. 위험물안전관리법은 제조소 등에서 위험물을 유출·방출하거나 확산시켜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여기서 사람이 다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크게 올라간다.
고의가 아니라 업무상 과실로 위험물을 유출·방출·확산시켜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에도 7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따른다. 안전관리자를 제대로 두지 않았거나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정황이 확인되면 이런 과실 책임이 함께 검토된다. 행정처분 쪽에서는 위반 시설에 사용정지나 허가취소 처분이 내려지며, 사용정지가 이용자에게 지나친 불편을 주거나 공익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면 그 대신 2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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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화재에서 눈에 띈 국가소방동원령은 사업장에 매기는 처벌은 아니지만, 사고 규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이 제도는 대형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소방청장이 전국의 소방인력과 장비를 재난 현장에 단계적으로 집결·운용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소방기본법상 소방력 동원 규정과 '국가 소방 동원에 관한 규정'(소방청훈령)에 근거를 둔다.
발령 요건은 크게 두 가지다. 재난 발생 우려가 현저한 경우, 또는 이미 발생한 재난을 관할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다. 산불이나 대형 시설 붕괴처럼 한 지역의 소방력을 넘어서는 상황에 발령되며, 위험물 대량 저장 시설의 화재도 확산 위험이 크면 여기에 해당한다. 새벽에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것 자체가 화재 위험도가 그만큼 높게 평가됐다는 신호인 셈이다.
정리하면 위험물 저장 위반은 세 갈래로 책임을 부른다. 첫째, 무허가·초과 저장에 대한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둘째, 사용정지·허가취소 등 행정처분과 과징금, 보험 보상 배제. 셋째, 실제 유출과 사상 사고로 이어졌을 때의 가중된 형사책임이다. 평택 화재의 책임 소재는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위험물을 다루는 사업장이라면 허가 수량과 실제 보관량을 일치시키고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