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6세 아동이 부엌 베란다 세탁기를 딛고 열린 창문으로 추락해 숨졌고,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건축법상 난간 높이 1.2m 기준이 있어도 창가에 발판이 될 물건이 있으면 무력해지며, 세대 내부 창문과 베란다의 안전관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거주자에게 있다. 방충망을 추락 방지 장치로 믿지 말고 창문 잠금장치와 창가 물건 배치부터 오늘 점검하는 편이 낫다.
지난 8월 15일 밤 9시쯤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16층짜리 아파트 15층에서 6세 남자아이가 추락해 숨졌다. "아이가 사라졌다"는 부모 신고가 접수된 지 약 30분 뒤, 아이는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가 부엌 베란다에 있던 세탁기에 올라갔다가 열려 있던 창문을 통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사건은 특별한 정황보다도, 집 안 어디에나 있을 법한 구조에서 벌어졌다는 점 때문에 남 일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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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발코니 난간에는 건축 기준이 있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규칙은 난간 높이를 바닥에서 1.2m(120cm) 이상으로 두도록 정하고 있다. 성인의 허리를 넘는 높이여서, 그냥 서 있는 상태라면 아이가 넘기 어렵다.
문제는 발판이다. 세탁기, 의자, 에어컨 실외기처럼 올라설 것이 창가에 있으면 1.2m 기준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이번 사고도 난간이 낮아서가 아니라, 아이가 딛고 올라설 수 있는 세탁기가 창문 곁에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기준은 구조물의 높이를 정할 뿐, 그 앞에 무엇을 두는지까지 막아 주지는 않는다.
방충망도 오해하기 쉽다. 방충망은 벌레를 막는 용도일 뿐 사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다. 조금만 힘을 줘도 찢어지거나 밀려 나가기 때문에, 방충망이 있으니 안심이라는 생각이 오히려 위험하다.
아파트는 크게 전유부분과 공용부분으로 나뉜다. 복도, 계단, 외벽처럼 함께 쓰는 공간은 관리주체, 즉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사무소의 몫이다. 반면 세대 안쪽은 전유부분으로, 그 관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거주자에게 있다. 발코니의 창문과 창틀도 전유부분으로 본다.
이번처럼 세대 내부 창문에서 일어난 사고라면, 구조적 하자가 따로 드러나지 않는 한 관리주체의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본 만큼 형사 책임을 단정할 단계도 아니다. 다만 안전관리라는 관점에서 보면, 세대 안 창문과 베란다를 살피는 일은 결국 사는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는 뜻이다. 관리사무소에 요청할 수 있는 것과 내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을 구분해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행정안전부와 소비자 안전기관이 반복해 안내하는 예방 수칙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이 가운데 창가에 발판이 될 물건을 치우는 일과 창문 잠금장치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 효과가 큰 축에 든다. 자녀가 어릴수록 난간 높이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창문 옆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