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공소사실로 정해진 구속기간은 상한이 있지만, 다른 공소사실이면 별도 구속영장으로 추가 구속이 가능하다. 대법원이 구속의 효력을 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에만 인정하는 사건단위설을 따르기 때문으로, 10월 31일 구속 만료를 앞둔 김건희 여사 사건에서 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가족이 구속됐다면 영장의 범죄사실과 만료일, 그리고 '갱신'인지 '별건 구속'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구속된 사람의 구속기간에는 분명한 상한이 있다. 그런데도 기간이 끝날 무렵 다시 구속되는 일이 생긴다. 열쇠는 '어떤 혐의로 구속됐는가'에 있다. 하나의 공소사실로 정해진 구속기간은 늘릴 수 없지만, 그와 다른 공소사실이라면 별도의 구속영장으로 추가 구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김건희 여사 사건이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매관매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인데, 이 구속기간이 10월 31일 만료된다. 특검은 10월 15일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고, 대법원 2부는 10월 27일 오후 구속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는 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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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92조는 재판 단계의 구속기간을 기본 2개월로 정해 두고 있다.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으면 법원이 2개월 단위로 갱신하는데, 1심에서는 2차까지 갱신할 수 있어 최대 6개월이다. 항소심과 상고심은 증거조사 신청이나 상소이유 보충서면 제출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3차까지 갱신할 수 있어 한 심급에서 최대 8개월까지 늘어난다.
주의할 점은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가 따로 계산된다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이 수사하며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합쳐서 최장 30일 수준이고, 재판에 넘겨지면 그때부터 제92조의 기간이 새로 시작된다. 공소제기 전의 체포·구금 기간이나 재판이 멈춘 기간은 재판 단계 구속기간에 넣지 않는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구속기간이 끝났으니 풀려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대법원은 구속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에만 미친다고 본다. 이른바 사건단위설이다. 그래서 한 사건의 구속기간이 끝날 무렵 다른 범죄사실로 다시 구속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자동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새 혐의로 구속하려면 그 혐의에 대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처음부터 다시 소명해야 한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 같은 요건이 구체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추가 영장은 기각될 수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26년 1월 추가 기소된 뒤 다른 혐의로 6개월짜리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은 바 있다. 김 여사 역시 매관매직 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관련 의혹, 통일교 금품수수 등 별개의 사건으로도 구속돼 있다.
본인이나 가족이 구속 상황에 놓였다면 몇 가지를 먼저 챙겨 보면 혼란이 줄어든다.
첫째,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구속의 효력 범위가 여기서 정해지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구속기간의 만료일과 심급을 확인한다. 1심인지 상소심인지에 따라 남은 갱신 여지가 다르다. 셋째, 만료가 가까워질 때 같은 사건 안의 '갱신'인지 다른 사건의 '별건 구속'인지를 구분한다. 갱신은 같은 혐의의 연장이고, 별건 구속은 새로운 영장 심사를 거친다. 구체적 대응은 사안마다 달라 변호인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