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

ELS 과징금 3619억, 투자자 배상은 따로다

금융위원회는 11월 4일 홍콩 ELS 불완전판매로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원을 의결했는데, 금감원 최초 산정액 약 4조원에서 크게 줄었다. 과징금은 국고로 가는 기관 제재일 뿐 투자자 손실을 메워 주는 돈이 아니며, 배상은 자율배상·분쟁조정·소송이라는 별도 절차로 받아야 한다. 배상비율은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을 지켰는지로 갈리므로, 가입 당시 투자자정보확인서와 상담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ELS 과징금 3619억, 투자자 배상은 따로다

과징금 3619억, 그런데 그 돈은 내게 오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11월 4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우리·Sh수협 등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금융감독원이 처음 산정한 약 4조원에서 90%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자율배상 실적, 일부 민사소송에서 은행이 이긴 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 등이 감경 사유로 반영됐다.

손실을 본 투자자라면 여기서 오해하기 쉽다. 과징금이 수천억이니 내 손실도 그만큼 돌려받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다. 그러나 과징금은 국가가 은행을 제재해 거둬들이는 돈으로, 국고로 들어간다. 투자자 개인의 통장으로 오는 돈이 아니다.

과징금과 배상은 전혀 다른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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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과 과태료는 금융당국이 잘못한 기관에 물리는 벌이다. 반면 배상은 손실을 본 투자자가 피해를 되돌려받는 별개의 절차다. 두 가지는 근거 법도, 돈이 가는 곳도 다르다.

그래서 과징금이 4조원에서 3619억원으로 깎였다는 사실이 배상 책임까지 줄여 주는 것은 아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이번 감경을 두고 불완전판매 책임을 없앤 게 아니라 배상과 법적 판단을 거쳐 제재 수위를 조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상을 받으려면 투자자가 따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투자자가 돈을 돌려받는 세 갈래

배상을 받는 길은 크게 세 가지다.

경로방식특징
자율배상판매사와 직접 합의가장 빠르나 금액은 은행 기준
분쟁조정금감원 분조위 조정양측 수락 시 재판상 화해 효력
민사소송법원의 판단시간·비용 크지만 끝까지 다툼

자율배상은 판매사가 분쟁조정 결과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금감원 기준안에 따라 먼저 배상하는 방식이다. 합의가 되면 가장 빠르게 마무리된다.

금융분쟁조정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사안별 배상비율을 정해 주는 절차다. 투자자와 은행 양쪽이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겨 사실상 확정된다. 비용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조정 금액이 납득되지 않거나 은행이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간다.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법원의 판단을 끝까지 구할 수 있다. 보통 자율배상이나 분쟁조정을 먼저 시도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소송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일반적이다.

배상비율은 무엇으로 갈리나

얼마를 돌려받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2024년 3월 금감원이 내놓은 분쟁조정기준은 기본 배상비율을 최대 40%로 두고, 판매사의 잘못과 투자자의 사정에 따라 최대 45%포인트까지 더하거나 빼도록 설계됐다.

여기서 핵심 잣대가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이다. 은행 직원이 상품 위험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투자 성향에 맞지 않는 고객에게 팔지는 않았는지가 배상비율을 좌우한다. 실제로 투자 경험이 없는 80대 고객이 75%를 배상받은 사례가 있었고, 설명의무 위반에 내부통제 부실, 투자권유 서류 미보관까지 겹친 사건에서 원금 보전을 원한 취약계층 투자자가 60% 안팎을 인정받은 예도 나왔다. 반대로 ELS를 수십 차례 재가입한 경험 많은 투자자는 책임이 더 무겁게 매겨졌다.

지금 챙겨둘 자료

배상비율이 서류로 갈리는 만큼, 손실이 났다면 다음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 가입 당시 투자자정보확인서. 적합성 판단의 근거가 된다.
  • 상품설명서와 핵심설명서, 그리고 서명한 서류.
  • 은행 상담 녹취와 통화·문자 기록. 금융사 보관분은 요청해 받아 둔다.
  • 고령자인지, 과거 ELS 투자 경험이 있었는지 등 본인의 사정을 정리한 메모.
  • 손실 확정 내역.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거나 가입 서류가 성의 없이 작성됐다면, 그 자체가 배상비율을 끌어올리는 근거가 된다. 과징금 뉴스에 기대지 말고, 내 가입 과정을 입증할 자료부터 모으는 것이 배상의 출발점이다.

출처

  1. 홍콩 ELS 분쟁조정기준 발표
  2. '예금 들러 갔다 ELS 덜컥' 80대, 75% 배상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