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10월 29일 테슬라 차주 88명의 완전자율주행(FSD) 옵션 환불 소송을 1심에서 기각했다. 그러나 법원은 광고가 과장이었는지가 아니라 계약을 불확정기한부로 보고 일부 기능이 제공됐으며 지체에 회사 귀책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유료 기능은 환불이 안 된다'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환불과 손해배상은 광고 문구가 계약에 어떻게 들어갔는지와 손해 입증에 달려 있으니, 구매 전후의 광고와 약정을 증거로 남겨 두는 일이 먼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10월 29일 테슬라 차주 88명이 테슬라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 소송을 기각했다. 2019~2022년께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을 사고도 약속된 기능을 받지 못했으니 계약을 해제하고 돈을 돌려달라는 청구였는데, 1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주들은 FSD가 운전자 없이 달리는 완전자율주행을 뜻하는데 판매 9년이 지나도 구현되지 않았고, 옵션을 '감독형' 구독으로 바꾼 것은 구현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규제 탓에 기능을 못 준다면 판매자가 하자담보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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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법원은 광고가 과장이었느냐를 판단한 게 아니다. 판결은 이 계약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걸렸다.
재판부는 이 계약을 규제 승인과 기술 발전이 이뤄지면 기능을 제공하기로 한 '불확정기한부 계약'으로 봤다. 또 차주들이 산 FSD는 레벨5 완전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부분 자동화를 뜻하며, 기본·향상된 오토파일럿 기능은 이미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최근 배포된 버전으로 구형 하드웨어(HW 3.0) 차량에도 신호등 인식과 시내 자동주행이 더해졌다는 점도 들었다. 출시 시점을 알 수 없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걸 알고도 샀다는 점, 설령 지체가 있어도 규제를 지키려던 것이라 회사 잘못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까지 더해 이행불능·이행지체·하자담보책임을 모두 부정했다.
그래서 이 판결을 '유료 기능은 환불이 안 된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광고의 기만성 자체는 이 재판의 쟁점이 아니었고, 결론은 이 사건의 계약 문구와 사실관계에서 나왔다. 게다가 1심이라 항소로 달라질 여지도 남아 있다. 내 사안이 같은 결론으로 가려면 계약 내용과 기능 제공 상황이 비슷해야 한다.
소비자가 들 수 있는 법적 지렛대는 크게 세 갈래다.
어느 길이든 공통된 관문이 있다. 광고 문구가 '계약의 내용'으로 들어왔는지, 그리고 내가 입은 손해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는지다. 삼성 갤럭시의 성능 제한(GOS) 사건에서 공정위는 기만광고로 보고 과징금을 매겼지만, 소비자 손해배상 소송 1심은 기만광고를 인정하면서도 손해액과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고가 거짓이라는 것과 돈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다툼은 대개 증거 싸움이 된다. 분쟁이 생긴 뒤 광고가 조용히 수정되는 경우가 많아서, 유료 기능이나 옵션을 살 때 다음을 남겨두는 게 실질적이다.
환불 여부는 결국 무엇을 사기로 한 계약이었는지와 그것이 지켜졌는지로 갈린다. 테슬라 판결은 그 판단이 사건마다 다르게 나온다는 것을 보여줄 뿐, 모든 유료 기능 분쟁의 답을 정해 주지는 않는다. 액수가 크거나 계약 해석이 애매하면 한국소비자원 상담이나 변호사 검토를 먼저 받는 편이 시간을 아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