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는 위치를 추적하고 준수사항을 확인하는 감독 장치일 뿐, 착용자의 새로운 범죄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지는 못한다. 착용 중 저지른 범죄는 전자감독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죄목으로 별도 처벌되고, 장치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은 그 자체로 추가 처벌 대상이 된다. 피해자는 민사소송에 앞서 배상명령, 범죄피해구조금, 피해자 국선변호사 같은 형사절차 안의 구제 수단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속 있다.

2026년 10월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마트 푸드코트에서 59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이 남성은 2019년부터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다. 법무부는 그가 준수사항을 어기거나 장치를 훼손하지도 않았고, 사건 당일 오전에도 보호관찰관 면담과 약 복용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자발찌 제도의 성격이 드러난다. 전자발찌는 착용자의 위치를 추적하고 준수사항을 지키는지 확인하는 감독 장치다. 팔이나 다리를 묶어 범행을 물리적으로 막는 도구가 아니다. 그래서 착용 중에도 새 범죄는 일어날 수 있고, 법적 쟁점은 "장치가 왜 못 막았나"가 아니라 "이제 무엇이 어떻게 처벌되나"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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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폭력·미성년자 유괴·살인·강도·스토킹 같은 특정범죄자에게 붙인다. 형 집행이 끝난 뒤, 가석방·가종료 때, 집행유예에 보호관찰을 붙일 때 등 상황에 따라 부착 경로가 나뉜다.
기간은 범죄의 무게에 비례한다. 법정형 상한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인 범죄는 10년에서 30년, 징역 하한이 3년 이상인 범죄는 3년에서 20년, 그보다 가벼운 범죄는 1년에서 10년 범위에서 법원이 정한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이 하한이 두 배로 늘어난다. 같은 성폭력이라도 재범 위험성 평가에 따라 부착 기간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다.
착용 자체에 따라붙는 의무가 있다. 전자장치를 몸에서 임의로 떼어내거나 부수고, 전파를 방해해 효용을 해치면 그 행위만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미수에 그쳐도 처벌한다.
준수사항 위반은 유형에 따라 처벌이 갈린다. 피해자 접근금지나 치료 프로그램 이수 같은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외출제한·특정지역 출입금지 위반은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2026년 대법원은 외출제한 시간을 10분 넘겨 귀가한 경우에도 위반의 고의를 인정했다.
핵심은 여기다. 전자발찌 착용자가 상해든 성범죄든 새 범죄를 저지르면, 그 범죄는 전자감독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죄목으로 수사·기소·처벌된다. 전자발찌는 형을 깎아주는 사정이 아니라, 재범 위험을 관리받던 사람이 다시 범했다는 점에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사안에 따라 새로운 부착명령이 더해질 수도 있다.
다만 착용 사실이 형을 자동으로 가중하는 법정 조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중은 재판부가 재범 경위와 위험성을 따져 판단한다. 여기서 사실과 통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자발찌를 찼으니 가중처벌"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고, 새 범죄의 법정형 안에서 재범이라는 사정이 무겁게 반영된다고 보는 쪽이 맞다.
피해를 입은 쪽은 민사소송을 따로 내기 전에 형사절차 안에서 쓸 수 있는 장치부터 확인하는 편이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