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흉기 사건이라도 살인미수와 상해는 가해자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로 죄명이 갈린다. 법원은 흉기 종류와 공격 부위, 반복 횟수, 범행 전후 정황을 종합해 사망을 각오한 미필적 고의까지 따진다. 피해자와 가족은 현행범 체포 후 48시간이라는 구속영장 시한과 통지·신변보호 제도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지난 26일 오전 남양주 수동면의 한 별장에서 70대 여성이 50대 운전기사가 휘두른 흉기에 다쳤다. 2층에 있던 남편이 비명을 듣고 신고했고, 운전기사는 현장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붙잡혔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피해자가 목숨을 건졌는데 왜 상해가 아니라 '살인'미수일까.
답은 결과가 아니라 의도에 있다. 살인미수와 상해를 가르는 핵심은 상처의 크기가 아니라 가해자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느냐다. 죽이려는 마음으로 공격했다면 피해자가 살아남아도 살인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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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고의는 반드시 확실한 살의만 뜻하지 않는다. 형사 실무에서는 '미필적 고의'까지 포함한다. 내 행위로 상대가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알면서도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죽어도 상관없다고 여긴 것으로 보고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법원은 이 고의를 몇 가지 정황을 묶어 판단한다. 칼이나 둔기처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흉기를 썼는지, 목·가슴·배 같은 치명적인 부위를 노렸는지, 한 번인지 여러 차례 반복했는지, 사전에 협박하거나 흉기를 미리 준비했는지 등이다. 어느 하나로 결론이 나기보다 이 요소들이 겹칠수록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쪽으로 기운다. 흉기로 사람의 상체를 찌르거나 내리치는 행위 자체가 통상 살인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도 무겁다.
반대로 생명을 위협할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상해나 특수상해로 다툴 여지가 생긴다. 말다툼 도중 순간적으로 밀치거나, 팔다리 같은 부위를 한 차례 때린 정도라면 죽이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같은 흉기라도 등 뒤에서 급소를 겨냥해 여러 번 찌른 경우와, 위협하다 몸싸움 중 팔을 그은 경우는 평가가 갈릴 수 있다. 그래서 초기 수사에서 나오는 진술과 상처 부위, CCTV 같은 객관적 정황이 죄명을 좌우한다.
현장에서 붙잡혔다고 곧바로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한 피의자를 계속 가두려면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경찰이 검사에게 신청하면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고, 판사가 심사해 발부 여부를 정한다. 이 48시간 안에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거나 발부받지 못하면 피의자는 즉시 풀려난다.
뉴스에서 체포 다음 날 '구속영장 청구', 그다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식이 이어지는 것은 이 시한 때문이다.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절차가 저절로 굴러가길 기다리기보다 먼저 챙겨야 할 권리가 있다.
결국 이런 사건에서 유리하게 대응하려면, 죄명이 확정되기 전 단계인 수사 초기에 정황이 정확히 기록되도록 하고 통지 신청을 서두르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