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 붙은 등기 도착안내문 번호로 전화하면 집배원·검경을 사칭해 돈을 빼가는 레터피싱이 명절을 앞두고 다시 늘고 있다. 정상 안내문은 개인 담당자 번호로 연결하거나 배송지를 되묻지 않으므로, 우편고객센터 1588-1300이나 인터넷우체국에서 등기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미 전화해 정보를 넘겼다면 통신 차단·지급정지·112 신고 순으로 대응하고, 위조 안내문 사기는 형법상 사기죄로 미수까지 처벌된다.
현관문이나 우편함에 "등기우편물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집배원을 사칭한 사람이 "담당자에게 연결해주겠다"며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그다음부터는 검찰·경찰을 사칭한 조직이 "당신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협박하고, 수사에 필요하다며 앱을 깔게 하거나 사이트에 접속시켜 돈과 개인정보를 빼간다.
이 수법을 레터피싱이라 부른다. 일반 보이스피싱은 사기범이 먼저 전화를 걸지만, 레터피싱은 피해자가 스스로 전화를 걸게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내가 먼저 걸었으니 덜 의심하게 되는 심리를 노린 것이다. 경찰은 2025년 4월 공식 주의보를 냈고, 2026년 9월 명절을 앞두고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Photo by sue hughes on Unsplash
가장 확실한 구분점은 '전화를 어디로 유도하느냐'다. 진짜 우체국 도착안내서는 재방문 배달 신청이나 우체국 방문 수령을 안내할 뿐, 특정 담당자의 개인 휴대폰 번호로 연결시키지 않는다. 반대로 사칭 안내문은 안내문에 적힌 번호로 걸면 곧바로 '담당자'라는 다른 번호를 다시 준다. 이 단계가 나오면 사기로 봐야 한다.
한 가지 더. 우편법 제31조에 따라 집배원은 우편물 표면에 적힌 주소로만 배달하며, 수취인에게 "어디로 보내드릴까요"라고 배송지를 따로 묻지 않는다. 전화 상대가 주소나 개인정보를 되묻는다면 그 자체가 신호다. 사기 조직의 규모도 작지 않다. 2023년 경주에서는 위조 안내서 1,538장이 뿌려진 사건이 적발됐다.
안내문 번호는 아예 누르지 말고, 아래 두 곳으로 직접 확인한다.
애초에 "내가 받을 등기우편이 있었나"부터 떠올리고, 배달 예고 문자가 왔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앞선 방어다.
당황하지 말고 순서대로 움직인다.
먼저 통신을 끊는다. 앱을 깔았다면 사기범이 폰을 원격 조종할 수 있으므로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모드로 바꾼다. 돈을 보냈거나 계좌·인증정보를 넘겼다면 즉시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피해금이 상대 계좌에 남아 있어야 막을 수 있어 속도가 중요하다.
그다음 112(경찰)와 1332(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금융감독원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신규 계좌·카드 발급을 막는다. 감염된 폰은 초기화하고 공동인증서를 재발급받는다. 기억할 원칙은 하나다. 수사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전화로 앱 설치를 지시하거나 현금·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형법상 사기죄는 상대를 속이는 기망행위, 그로 인한 피해자의 착오, 착오에 따른 재산 처분, 그리고 재산상 이익 취득이라는 흐름으로 성립한다. 레터피싱은 위조 안내문으로 속이고, 피해자가 그 말을 믿어 돈을 넘기는 구조라 이 요건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성립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돈이 실제로 넘어가지 않았더라도 미수로 처벌될 수 있다.
여기에 우체국 양식을 위조한 부분은 사문서위조, 수사기관을 사칭한 부분은 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죄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를 입었거나 미수에 그쳤더라도 안내문 사진, 통화 기록, 이체 내역을 남겨 112 또는 경찰서에 신고하면 수사와 피해구제 절차의 근거가 된다. 참고로 서울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3년 1,604억 원에서 2025년 4,028억 원으로 2.5배 넘게 늘었다. 신고 하나가 다음 피해를 줄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