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충돌로 대법관 2자리가 공석인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공석의 지연 영향은 대법관 4명으로 꾸리는 소부와 전원합의체가 돌아가는 대법원 상고심에 집중되고, 1·2심 재판은 직접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내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고 실제로 밀리고 있는지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14명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12명만 재직 중이다. 두 자리가 비어 있다는 뜻이다.
공석은 올해 3월 노태악 대법관 퇴임으로 시작됐고, 9월 7일 이흥구 대법관이 물러나면서 하나에서 둘로 늘었다. 반년 넘게 이어진 공백이 더 깊어진 셈이다.

Sora Shimazaki
문제는 후임 임명 절차가 갈등에 막혀 있다는 점이다. 노태악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가 제청됐지만, 청와대는 8월 28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내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쟁점은 헌법 104조 2항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조항인데, 여기서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어디까지인지가 충돌한다. 청와대는 제청을 무조건 따르는 것은 임명권 무력화라는 입장이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제청을 요구하려면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있어야 하며 제청권도 실질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맞선다.
양측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재추천 절차를 다시 밟을 경우 공백이 6개월을 넘겨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 갈등이 풀리지 않을 때의 시나리오다.
대법원의 사건은 두 방식으로 처리된다. 대부분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다루고, 사회적으로 중요하거나 판례를 바꿀 사안은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가 맡는다.
공석은 이 두 구조 모두에 부담을 준다. 소부는 4명이 한 팀이라 한 자리만 비어도 심리 운영이 빡빡해진다. 전원합의체는 참여 인원 자체가 줄어 선고가 미뤄질 수 있다. 남은 대법관들의 일도 늘어난다. 합의기일 하루에 500건이 넘는 사건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상고심 부담이 한계에 가깝다.
실제로 전원합의체에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등이 걸려 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건일수록 선고가 뒤로 밀릴 여지가 있다.
여기서 오해를 줄일 필요가 있다. 공석의 지연 효과는 대법원 단계, 즉 상고심에 집중된다.
즉 "대법관이 부족하니 내 재판이 무조건 늦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가 먼저다. 상고심에 있다면 영향권 안에 들 수 있고, 하급심이라면 이번 공석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막연히 걱정하기보다 실제 진행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낫다. 대법원이 운영하는 '나의 사건검색'을 쓰면 된다. 무료이고, 회원가입이나 공동인증서 없이 조회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이나 모바일 웹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전자소송을 이용 중이라면 전자소송포털의 '나의 사건관리'에서도 진행 상황을 챙길 수 있다. 사건이 대법원에 있는데 기일이나 진행 경과가 오래 갱신되지 않는다면, 이번 공석 상황과 겹쳐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