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법원은 형과 별개로 아동관련기관 취업을 최대 10년까지 막는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다. 이 제한은 형 집행이 끝난 시점부터 시작되며, 어린이집·학교·학원·의료기관 등 법에 열거된 폭넓은 기관에 걸린다. 기간과 면제 여부는 형량이 아니라 재범 위험성 등을 따져 법원이 개별로 정하므로, 형이 가볍다고 취업제한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형이 확정되면 처벌이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법원은 형과 별개로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다.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이 일정 기간 아동관련기관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막는 처분이다. 근거는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이다.
핵심은 이 명령이 형량과 따로 움직인다는 데 있다. 징역이든 벌금이든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취업제한이 함께 검토된다.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쳐도 명령이 붙을 수 있다는 뜻이다.

Artem Podrez
제한되는 곳은 생각보다 넓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학원과 교습소는 물론 아동복지시설, 청소년 관련 시설, 체육시설, 그리고 의료인으로 일하는 의료기관까지 법이 열거한 아동관련기관 전반에 걸친다. 아이를 직접 가르치는 자리뿐 아니라 의료인이나 일부 시설의 경비 업무처럼 간접적인 역할까지 포함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이를 직접 상대하는 곳'이라는 통념보다 범위가 훨씬 넓은 셈이다.
기간의 상한은 10년이다. 다만 10년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유죄가 확정되면 취업제한이 사실상 자동으로 따라붙었지만, 법 개정 이후에는 법원이 판결로 기간을 정해 선고한다. 보건복지부도 취업제한 기간을 법원이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이 나온다. 법원은 형의 무게가 아니라 재범 위험성, 범행 경위, 피해 정도와 회복 노력 등을 따져 기간을 정한다. 그래서 형량과 취업제한 기간이 비례하지 않는다.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그 밖에 제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아예 명령을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기간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도 오해하기 쉽다. 판결 확정일이 아니라, 형이나 치료감호의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시점부터 기산된다. 실형을 살았다면 출소 이후부터 10년 이내의 기간이 새로 흐르는 셈이다.
명령이 확정되면 제도는 서류 단계에서 작동한다. 아동관련기관의 장은 종사자와 취업 예정자의 아동학대관련범죄 전력을 본인 동의를 받아 조회해야 한다. 기관 설립을 인가·신고받는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도 운영 예정자의 전력을 확인한다.
실제로 명령이 확정되면 결격사유 조회와 경력 조회 단계에서 제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기관 취업 자체가 입구에서 막히는 구조다. 사후 점검도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등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해당 기관에 일하고 있는지 연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취업자는 해임 요구, 기관은 폐쇄 요구 대상이 되고, 정해진 기간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등록 취소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
정리하면 취업제한 명령은 형과 한 묶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별도의 트랙이다. 형이 가볍게 끝났더라도 취업제한까지 가벼우리라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형이 무겁다고 취업제한이 자동으로 길어지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현행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