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산 오류든 착오 송금이든 잘못 들어온 돈은 내 소유가 아니며, 권리자는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착오임을 알고도 인출하거나 사용하면 형법상 횡령죄가 성립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 책임까지 더해진다. 은행의 정정 통지를 받으면 돈을 그대로 둔 채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내역과 통지 기록을 남겨 금융감독원(1332)이나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어느 날 통장에 모르는 돈이 찍혀 있다면, 반가움보다 먼저 떠올려야 할 사실이 있다. 은행 전산 오류든 누군가의 착오 송금이든, 법적 원인 없이 들어온 돈은 내 소유가 되지 않는다. 돈을 보낸 쪽(또는 은행)은 민법 제741조에 따라 '부당이득'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선택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다.

Morthy Jameson
책임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민사다. 받은 돈을 돌려줄 의무, 즉 부당이득반환이다. 이건 돈을 썼든 안 썼든 발생한다. 쓴 돈이 남아 있지 않아도 반환 범위가 달라질 뿐 의무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형사, 횡령죄다. 대법원은 착오로 들어온 돈이라도 계좌 명의인과 보낸 사람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본다.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받은 사람은 그 돈을 보관했다가 돌려줄 의무를 진다는 뜻이다. 이 돈을 마음대로 써 버리면 형법 제355조 제1항 횡령이 되고, 유죄가 확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잘못 들어온 수백만 원을 생활비 등으로 써 버린 사람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돈이 들어온 경위는 책임의 성격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은행의 전산 오류든 다른 사람의 착오 송금이든,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내 것이 아닌 돈을 맡아 둔 상태'라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돈의 주인은 따로 있고, 그 주인은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갈림길은 '고의'다. 잘못 들어온 돈인 줄 전혀 몰랐다면 횡령의 고의가 없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다음이다. 착오 입금임을 알고도 반환을 거부하고 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형사 책임이 생긴다.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썼더라도 사용한 금액 범위에서 횡령이 성립한다.
예외도 있다. 돈을 보낸 사람에게 받을 돈(채권)이 실제로 있어 정당하게 상계한 경우라면, 불법영득 의사가 없다고 보아 횡령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건 법적 다툼의 소지가 큰 영역이라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변호사 상담을 거치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로 이미 써 버린 뒤 전액을 변제하고 합의해도, 죄가 성립한 뒤의 사정이라 처벌을 지우는 게 아니라 낮추는 감경 사유에 그친다.
다툼으로 번질 수 있으니 처음부터 근거를 모아 두는 게 좋다. 거래내역서, 은행이 보낸 통지, 통화 일시와 내용, 반환 이체 영수증을 함께 보관하면 '숨길 뜻이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상담이 필요하면 금융 거래 분쟁은 금융감독원(국번 없이 1332), 법률 문제는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서 무료로 안내받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돈을 잘못 보낸 쪽이라면, 먼저 보낸 은행에 반환을 신청하고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fins.kdic.or.kr)를 이용할 수 있다. 2025년 1월부터 1건당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가 대상이며, 이체한 날로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