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법 제5조의2는 생명이 위급한 사람에게 선의로 응급처치를 한 일반인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한다. 즉 면책은 전부·무조건이 아니라 사망 결과와 중과실에는 한계가 있어, 보호 범위를 알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반응·호흡 확인과 119 신고 순서를 지키면 되고, 성추행 고소 걱정보다 압박이 늦어지는 것이 훨씬 큰 위험임을 기억하면 된다.
길에 쓰러진 사람을 보고 심폐소생술을 할지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이다. 현행 응급의료법은 이때 선의로 도운 사람을 보호한다. 자격 없는 일반인이 생명이 위급한 사람에게 응급처치를 하다 상대가 다치거나 숨져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심정지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몇 분보다 목격자의 가슴압박이 생사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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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근거는 응급의료법 제5조의2, 이른바 선의의 응급의료 면책 조항이다.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해 생긴 재산상 손해와 사상(死傷)에 대해 행위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민사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친 결과, 즉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도 지지 않는다.
적용 대상은 의사나 구급대원 같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닌 일반 시민, 또는 응급처치 의무가 없는 사람이다. 공공장소에 비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호의로 도운 행위라면 서툴렀다는 이유만으로 배상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면책이 무조건은 아니다. 선을 넘으면 보호가 끊긴다.
첫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명백히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처치를 한 경우가 여기 해당할 수 있다. 둘째,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형사책임은 '면제'가 아니라 '감면'에 그친다. 완전히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줄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응급처치 후 환자가 숨진 사건에서 유족이 의료인이나 구급대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례가 있었다.
셋째, 보호 대상이 '생명이 위급한' 상황으로 한정된다. 위급하지 않은 사람에게 한 처치는 다툼의 여지가 생긴다. 고 윤한덕 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조항이 있어도 확실한 면책을 받을지 누구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빈틈 때문이다. 책임을 대폭 완화하자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국회에서 거듭 발의된 배경이기도 하다.
"CPR을 했다가 성추행으로 고소당해 합의금을 물었다"는 글이 온라인에 퍼진 적이 있다. 원본은 삭제됐고, 전문가들의 판단은 분명하다. 심폐소생술 과정의 신체 접촉만으로는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4년 수원지방법원은 의식 없는 여성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한 소방공무원의 준강제추행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보도상 심폐소생술 때문에 유죄를 받은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상대에게 의식이 남아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의식과 호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안전하다. 주변에 사람이나 CCTV가 있으면 대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걱정의 대부분은 순서를 지키면 사라진다.
이 순서 자체가 '선의'와 '합리적 처치'의 증거가 된다. 결과가 나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되는 것이다. 완벽하게 하지 못할까 봐 손을 놓는 것보다, 배운 대로 시작하는 쪽이 법적으로도 생명을 살리는 데도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