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미군기지에 무단 침입한 대진연 회원 8명 중 3명만 구속되고 5명은 불구속 수사로 갈렸습니다. 구속 여부는 혐의의 유무가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70조의 주거·증거인멸·도주 우려와 비례성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불구속이 무죄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집회·시위 현장에서 침입 등 선을 넘으면 별도의 형사 문제가 된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8월 4일 오전,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 8명이 경기 평택의 오산 미군기지(K-55) 정문으로 뛰어들어 구호를 외치며 무단으로 들어갔다. 한국경제 등 보도에 따르면 이들에게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과 공동건조물침입 혐의가 적용됐다. 그런데 처분은 똑같지 않았다. 8명 중 4명은 초기에 석방됐고, 구속영장이 청구된 4명 중에서도 수원지법 평택지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3명만 구속되고 1명은 기각됐다. 결국 3명은 구속, 5명은 불구속이 된 것이다. 같은 현장에 있었는데 왜 갈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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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구속 사유'다. 법원이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범죄 혐의가 소명되는 것에 더해, ①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②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거나 ③도망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혐의가 있다는 것만으로 자동 구속되는 게 아니라, 수사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신체를 붙잡아 둘 '필요'가 있는지를 따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우리 형사절차는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는다. 신병을 확보할 다른 방법으로도 수사와 재판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면, 굳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법원은 구속 사유가 형식적으로 있어 보여도 구속이 정말 필요하고 상당한지(비례성)를 함께 저울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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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구속된 3명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된 1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의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혐의라도 각자의 가담 정도, 주도 여부, 도주나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달랐던 것이다. 초기에 석방된 4명은 애초에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서 빠졌다. 결국 구속 여부는 '무슨 죄를 지었느냐'만이 아니라 '지금 이 사람을 잡아둘 필요가 있느냐'로 갈린다.
참고로 적용된 혐의의 법정형도 가볍지 않다. 군사기지법은 통제구역 무단 침입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법상 건조물침입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정하고 있으며, 여러 명이 함께 힘을 보여 침입하면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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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다. 영장이 기각되거나 처음부터 불구속으로 수사받는다고 해서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구속은 어디까지나 수사·재판 기간에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일 뿐, 유무죄 판단과는 별개다. 불구속 상태로 조사와 재판을 받다가도 유죄가 확정되면 실형을 살 수 있다. 구속을 면했다고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집회나 시위에 참여하다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면, 두 가지를 구분해 두는 게 좋다. 먼저 어떤 행위가 어떤 혐의에 해당하는지, 즉 시설물 침입이나 재물손괴 같은 선을 넘는 순간 단순 집회와는 다른 형사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설령 입건되더라도 신원이 분명하고 주거가 확실하며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낮으면 불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다만 이는 사건마다 다르므로, 실제로 조사 대상이 되면 진술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