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미국 저작권 소송 합의 대상 도서 목록에 한강·황석영 등 한국 작품 21종이 포함된 것으로 한국문학번역원이 확인했다. 한국에는 AI 학습을 면책하는 조항이 없어 학습용 복제는 침해 소지가 크지만 어떤 작품이 실제 학습에 쓰였는지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내 작품이 합의 목록에 있는지와 청구 기한, 한국 권리자의 참여 요건은 번역원과 전문가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앤트로픽의 미국 저작권 집단소송 합의 대상 도서 목록에 한국 작품 21종이 포함된 것으로 한국문학번역원이 확인했다. 명단에는 한강 『소년이 온다』, 황석영 『손님』,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김영하 『빛의 제국』 등이 영문 번역본과 함께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번역원은 해당 작가들에게 이를 알리고 배상금 청구 절차를 안내했다.
책이든 블로그 글이든 창작물을 내는 사람이라면 남 일이 아니다. 다만 "목록에 있다"는 사실과 "내 글이 학습에 쓰였음을 입증했다"는 전혀 다른 단계다.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짚어본다.

Matthias Zomer
확인된 사실은 이렇다. 미국에서 2026년 7월 약 50만 권을 대상으로 15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원 규모의 합의가 최종 승인됐고, 그 대상 목록에 한국 작품 21종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분명하다. 목록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개별 배상금 지급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권당 약 3000달러라는 금액도 전체 합의금을 나눈 추정치이고, 앤트로픽은 합의 과정에서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정 작품이 실제 학습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직접 연결하는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한국에는 AI 학습을 위한 복제를 면책하는 이른바 TDM(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조항이 아직 없다. 그래서 학습용으로 저작물을 복제·전송하는 행위는 현행 저작권법상 침해로 볼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저작권법 제136조는 무단 복제·전송에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을 정하고 있다.
공정이용 조항(제35조의5)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논쟁 중인데, 적용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법원도 2024년 4월 판결에서 반복적·체계적 복제가 저작물의 상당 부분을 복제한 것과 같은 결과를 낳으면 침해로 본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한국 법원이 AI 학습을 어디까지 침해로 볼지는 아직 판례로 정립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최신 입법·판결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가장 큰 벽은 입증이다. 어떤 저작물이 언제 어떤 경로로 복제됐는지를 권리자가 증거로 보여야 하는데, 직접 증거가 없으면 원작과 생성물의 '실질적 유사성'을 입증해야 해 난이도가 높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목록에서 내 이름을 발견했다면 놀라기 쉽지만, 지금 할 일은 분명하다. 권리 증빙과 포함 정황을 함께 모으고, 단체와 전문가를 통해 청구 요건부터 맞춰보는 것이다.